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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더워 죽겠는데 어떻게 참아요" 에어컨 찾는 사람들
입력: 2018.07.20 00:00 / 수정: 2018.07.20 00:00

에어컨 구매를 위해 19일 서울 서울역 인근 가전제품 전문매장을 찾은 ㄱ 씨가 매장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역=이성락 기자
에어컨 구매를 위해 19일 서울 서울역 인근 가전제품 전문매장을 찾은 ㄱ 씨가 매장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역=이성락 기자

한증막 더위 장기화 가능성…7월에도 에어컨 불티

[더팩트ㅣ서울역·을지로=이성락 기자] "이리로 와 봐" "왜!" "같이 좀 골라보자" "고르긴 뭘 골라 더워 죽겠는데 빨리 사"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으며 찜통더위가 절정에 달한 19일 한낮. 서울 서울역 인근 가전제품 전문매장에서 만난 50대 부부 ㄱ 씨와 ㅂ 씨는 에어컨 전시존 앞에서 티격태격했다. 그동안의 설움이 생각난 듯 아내 ㅂ 씨는 "얼른 구매하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멋쩍게 서 있는 ㄱ 씨를 향해 매장 직원이 다가가 "그동안 상당히 더우셨나 봐요"라며 말을 건넸다. ㄱ 씨의 얼굴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집이 완전 한증막이야. 한증막"

ㄱ 씨 부부는 스탠드형 에어컨을 보고 있었다. 기존 에어컨 성능이 시원치 않아도 참아보려 했지만 폭염이 한동안 지속된다는 소식을 듣고 에어컨 신제품을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ㄱ 씨 부부 외에도 이날 에어컨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손님이 많았다. 에어컨 판매가 무더위 시작 전인 5~6월에 집중된 것을 고려하면 다소 늦은 구매인 셈이다. 매장 직원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7~8월 에어컨 판매량도 나쁘지 않다. 여름 무더위가 해마다 길어지고 있다.

실제로 에어컨은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었다. 해당 매장의 경우 벽걸이 에어컨은 대우전자 인버터 벽걸이 에어컨 9평형 외에는 모두 '완판'이었다. 이 에어컨도 이날 들어왔고, 당장 판매돼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매장 직원의 설명이다. 스탠드형 에어컨은 그나마 재고 상황이 나았다. 하지만 에어컨 설치까지 10일 정도 시간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만든 인기 제품의 경우 설치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매장 직원은 설명했다.

제조사 전문매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 을지로 인근 LG전자 매장을 찾아 '휘센 벽걸이 에어컨' 6평형 제품을 주문했더니, LG전자 직원은 "이달 말쯤 설치된다고 보시면 됩니다"라고 안내했다. 삼성전자 무풍 벽걸이형 에어컨을 설치하는 데는 10일 정도 소요됐다. 삼성전자 직원은 "최대한 빠르게 설치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주문량이 너무 많아 역부족"이라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10일 정도 걸린다고 안내하고 있다. 모델에 따라 그전에 설치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역 인근 가전제품 전문매장에 전시된 벽걸이형 에어컨 중 당장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대우전자 인버터 벽걸이 에어컨뿐이었다. /서울역=이성락 기자
서울역 인근 가전제품 전문매장에 전시된 벽걸이형 에어컨 중 당장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대우전자 인버터 벽걸이 에어컨뿐이었다. /서울역=이성락 기자

최근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 캐리어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중소제조사의 제품 판매량도 치솟고 있다. 앞서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는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 에어컨 판매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04%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전국적으로 폭염 경보가 내려진 지난 16일 하루 동안 7000대 이상 판매되며 단일 매출 최고치를 기록했다. 캐리어에어컨은 이달 둘째 주와 셋째 주 '에어로 18단 에어컨'의 하루 평균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보다 50% 증가했고, '인버터 벽걸이 에어컨'의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6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에어컨 판매량이 예상보다 늘어난 이유는 무더위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고객이 7~8월에도 에어컨을 구매하는 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건 에어컨이 '여름 한철 가전'이 아니라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 잡은 영향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최근 내놓은 제품에는 다양한 기능이 탑재돼 있다"며 "공기청정과 제습 기능 등은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수요가 꾸준히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업계는 올해 가전 시장에서 또 한 번 에어컨 판매 신기록이 세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 에어컨 시장은 격년 주기로 성장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무더위가 찾아오자 최소 250만 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업계 추산 국내 에어컨 판매 대수는 2016년 220만 대, 2018년 250만 대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이렇게 더운 날씨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에어컨 전체 판매량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각각 3월, 2월부터 에어컨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한여름 급증하는 에어컨 수요에 대비한다는 차원이었다. 두 회사 모두 당분간 풀가동 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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