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인수안이 금융감독원을 거쳐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되면서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더팩트DB |
사모펀드 J&W파트너스 품으로…'기업 신용 악화' 우려도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SK증권 매각 작업이 끝을 바라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인수안 검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무산되며 난항을 겪었던 만큼 이번에는 별 탈 없이 매각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SK증권 인수에 나선 사모펀드 J&W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마무리했다. 이에 증권선물위원회는 18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인수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선위에서 별 탈 없이 검토가 끝날 경우 이르면 오는 25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인수안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해 6월 이후 난항을 겪던 SK증권 인수전이 1년 1개월만에 마무리 수순을 밟는 것이다.
앞서 SK그룹은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SK증권에 대한 매각작업을 진행했다. 금산분리 규제란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보유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지주회사 SK는 지난 2015년 8월 SKC&C와 합병하면서 SK증권 지분을 가지게 됐고, 이에 따라 2년의 유예기간 내에 해당 주식을 처분해야 했다.
지난해 6월 SK는 보유한 SK증권 지분 10.04%에 대한 공개 매각에 착수했다. 이후 케이프투자증권과 케이프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케이프컨소시엄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같은 해 8월 SK는 케이프컨소시엄(이하 케이프)과 인수계약을 진행하고 나섰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케이프에 대한 대주주 적격심사에서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출자한 사모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조항을 어겼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올해 2월 결국 케이프가 인수를 철회하고 나섰다.
지주회사 SK가 증권 매각을 서두르면서 SK증권의 추후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DB |
SK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금산분리 규정 위반 혐의에 따른 과징금 29억61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또 공정위는 SK에 1년 안에 SK증권 주식 전부를 매각하도록 했다. 만약 SK가 이번에도 매각에 실패하면 공정위로부터 검찰 고발, 추가 벌금 부과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SK는 케이프 매각 무산 이후인 올해 3월 사모펀드 J&W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나섰다. 아직 인수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작업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프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이번 J&W에 대한 적격성 심사는 비교적 빠르게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J&W 인수에 대해서도 '잡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수 이후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탓이다.
SK증권 매각가는 515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케이프와의 거래에서 결정됐던 가격인 608억 원에 비해 15%가량 낮다. SK증권의 최근 실적이 부진했던데다 SK가 빠른 매각을 추진하면서 몸값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새 인수자인 J&W는 SK계열보다 지원능력이 낮은 상황이라 인수 후 기업 신용등급도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J&W가 이번에 인수하게 되는 회사 지분이 10%에 불과해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유상증자 시행 여부에 대한 가능성을 지켜봐야겠지만 회사가 계열로부터 매각돼 외부 지원 가능성이 약화될 가능성은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