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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라이벌上] 한국투자vs미래에셋, 1위 다툼 '치열'
입력: 2018.07.02 05:03 / 수정: 2018.07.02 05:03

금융투자업계에서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왼쪽 위)과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증권사 1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더팩트DB
금융투자업계에서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왼쪽 위)과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증권사 1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더팩트DB

금융투자업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행보는 업계 안팎의 주요 관심사다. 두 금융사는 비슷한 실적을 내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시작은 판이하다. 이들 그룹의 성장 배경과 그 과정을 돌아보고, 실적 등을 비교해 경쟁 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키려는' 한투 VS '뺏으려는' 미래에셋

[더팩트ㅣ서민지·이지선 기자] 올해 들어 증권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증권 업계 1위 자리를 놓고서도 다툼이 한층 치열하다. 영업수익으로 1위를 지킨 한국투자증권이 아직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래에셋대우가 급성장하고 있어 추격에 속도가 붙고 있다.

증권업계 영업이익 1·2위에 자리한 한국투자증권(위)과 미래에셋대우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더팩트DB
증권업계 영업이익 1·2위에 자리한 한국투자증권(위)과 미래에셋대우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더팩트DB

◆ 영업이익 격차 2600억 원→500억 원까지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지주사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영업이익은 6000억 원을 돌파했다. 2016년 말 299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에서 두 배 이상 크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초대형 IB중에서는 유일하게 발행어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어음으로 마련한 자본으로 투자금융에서 활발한 성과를 내왔다. 지난해에만 상장종목 91개 중 14곳의 기업공개를 맡았다. 올해는 여기에 기업 투자 중심의 전통적 IB외에 비부동산 투자 등의 비전통적 IB영역에서의 성과도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런 한국투자증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구 미래에셋증권)는 지난 2016년 말 대우증권과의 합병 이후 자본금이 크게 증가하며 급격히 성장했다. 2018년 1분기 기준으로 자기자본금은 총 8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투자증권 자본금(4조 원)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래에셋대우는 '업계 1위' 한국투자증권을 바짝 추격했다. 2016년 말까지만 해도 432억 원에 불과했던 연간 영업이익을 지난해 말 5532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한국투자증권과의 이익 격차도 2016년 말 2566억 원에서 502억 원까지 줄였다.

올해 1분기까지의 실적은 더욱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미래에셋대우는 영업이익을 1816억 원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10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미래에셋대우보다 불과 300억 원 앞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하반기에 굵직한 기업공모를 앞두고 있고 해외 영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순위 변동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에도 증권업 호황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순위는 뒤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하반기에도 증권업 호황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순위는 뒤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하반기, 두 증권사 실적 이어갈까

하반기에도 증권업 호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 유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양강 구도도 더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1·2위인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의 순익 차이는 80억 원에 불과한 반면 2위와 3위간 격차는 300억 원 가까이 벌어져 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대형사들의 수익원이 다변화되어 있고 IB부문도 나쁘지 않아 증권사들의 호실적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안한 부분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IPO(기업공개) 기대주던 SK루브리컨츠 공모가 철회되며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발행어음 유일 사업자로 선점효과가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NH투자증권이 단기금융업에 뛰어들어 독점 효과가 끝난다. 발행어음사업 경쟁이 시작되며 투자금융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영업 수익보다 영업 외 수익이 더 많은 것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올 1분기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수익은 2조3267억 원이고, 영업외 수익은 2조 3996억 원이다. 엉업 외 수익은 이자수익이나 외환 차익, 투자자산처분이익 등이 포함돼있어 변동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순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IB업무에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 초대형 IB의 핵심 사업인 단기금융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남는다. 내부거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앞두고 있어 지난해 7월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가 보류된 상태다.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달부터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안이 적용되면 복잡한 지배구조로 인해 자본비율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그룹 지주회사 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채권 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계열사 주식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러한 자본은 중복자본이라고 보고 적격자본에서 4조3000억 원 가량을 제외해 자본비율이 1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자본비율이 떨어지면 금융그룹의 건전성이 위험해진다.

이러한 대외적 압박에 최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사실상 국내 사업 부문 경영에서 손을 뗐다. 지난 5월 23일 박현주 회장은 글로벌경영전략고문으로써 해외 사업 확장에 힘쓰고, 국내 경영은 전문가에게 맡기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그룹에 미치는 박 회장의 영향력이 워낙 컸던 데다 근본적인 지배구조 관련 이슈를 해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 압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jisseo@tf.co.kr ,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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