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입찰 심사에서 경쟁업체인 신라면세점을 제치고 DF1과 DF5 등 두 구역 사업권을 모두 확보했다. /신세계그룹 제공 |
[더팩트│황원영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연 매출 1조원 안팎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사업권을 따내면서 면세점 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특히 신세계는 T1 DF1(화장품·향수, 탐승동 전품목)과 DF5(패션·잡화) 두 권역을 모두 거머쥐어 기존 사업권(DF7)에 이어 T1에서 최대 면적을 점유한 사업자가 됐다.
22일 관세청이 발표한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입찰 심사 결과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은 경쟁업체인 신라면세점(호텔신라)을 제치고 두 구역 사업권을 모두 확보했다. 이날 관세청은 천안 관세국경관리연구소에서 두 업체의 사업제안서 프레젠테이션 및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최종 사업자를 낙점했다.
DF1 심사 결과를 살펴보면 신세계면세점이 1000점 만점에서 879.57을 기록했다. 호텔신라는 815.60에 머물렀다. DF5 구역에서도 신세계면세점이 880.08점을 기록해 호텔신라(807.51)를 앞질렀다.
관세청 심사 배점은 1000점 만점에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운영인의 경영능력 (5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50점),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기업활동 (200점) 등으로 구성됐다.
관세청은 각 업체의 임대료 제안이 최종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즉 신라면세점이 신세계면세점보다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하면서 점수 차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 관세청 심사에서는 사업제안서와 가격심사 비율이 1대 4로 매겨졌다.
이번 입찰에서 신세계는 DF1 사업권에 2762억 원의 임대료를 제시했다. 이는 신라가 제시한 2202억 원보다 25% 높은 금액이다. DF5 사업권에서도 신세계는 608억 원의 임대료를 제시해 신라(496억 원)보다 통 큰 베팅을 단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이 T1 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하면서 국내 2위인 신라면세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오르게 됐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경우 국내 매출 ‘빅3 매장’에 이름을 올리며 매출 1조원을 무난히 달성했다. /더팩트DB |
이에 따라 신세계는 인천공항 T1에서 기존 사업권 DF7과 함께 최대 구역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는 신세계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이 최대 7%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입찰 구역의 지난해 연 매출은 9000억 원을 넘었다. 이는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총 매출인 128억348만 달러(약 14조2200억 원)의 6~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내 면세점 업계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국내 면세점 1위인 롯데면세점의 점유율은 지난해 41.9%에서 올해 35.9%로 감소하지만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은 13%에서 20%대까지 오르게 될 전망이다. 이는 2위인 신라면세점 시장 점유율(24%)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신라면세점이 오는 7월 오픈하는 서울 강남점이 가세할 경우 2위인 신라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입찰은 기존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이 지난 2월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이뤄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31일 평가위원회를 열고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을 복수사업자로 선정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을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명동면세점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등에서 보여준 콘텐츠 개발 능력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규모가 커진 만큼 업계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르면 오는 7월7일부터 영업을 시작해 5년간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