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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물혹 떼러 가서 복부 변형 날벼락'…길병원 "소송하라" 적반하장
입력: 2018.06.10 06:00 / 수정: 2018.06.10 06:00
지난 2016년 5월 인천 가천대학교 길병원에서 복강경 수술 도중 개복술로 전환해 수술을 받은 구모 씨는 수술 이후 오른쪽 복부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부작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조치를 하지 않고 수술비 이상을 원하면 소송하라는 식으로 대응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제보자 제공
지난 2016년 5월 인천 가천대학교 길병원에서 복강경 수술 도중 개복술로 전환해 수술을 받은 구모 씨는 수술 이후 오른쪽 복부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부작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조치를 하지 않고 "수술비 이상을 원하면 소송하라"는 식으로 대응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제보자 제공

수술 집도의는 부작용 '모르쇠'…되려 소송 권유하는 '이상한' 병원

[더팩트|인천=고은결 기자] 60대 남성이 인천 가천대학교 길병원에서 신장의 물혹을 제거하기 위해 복강경 수술을 받으러 갔다. 그러나 환자는 수술 후 복부가 비대칭 형태를 보이는 부작용 피해를 입었다. 이에 환자 가족이 병원에 항의하자 병원 측은 도리어 "소송하면 병원은 더 유리하다"며 적반하장식 대응을 해 환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소설 같은 얘기지만 실제 있었던 일이다. <더팩트>는 지난 7일 복부 변형으로 고통을 호소 중인 구모(66)씨를 만났다.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에 살고 있는 구 씨는 지난 2016년 5월 신장의 물혹을 제거하기 위해 지역의 대표 병원 길병원을 찾았다. 구 씨 가족은 길병원 비뇨기과 의사 A씨가 서울대 의과대 출신이고 유명 의사인 점에 안심하고 A씨에게 수술을 받기로 했다.

구 씨는 "A교수가 혹을 떼는 복강경 수술이 걱정할 필요 없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말해 안심하고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 씨는 같은 해 5월 23일 수술을 했고, 3일 이후 소독을 위해 붕대를 풀었을 때 복부 오른쪽 옆구리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것을 발견했다. 구 씨는 복강경 수술 때 개복 가능성을 알지 못했는데 간호사가 상처를 소독하는 과정에서 복부가 절개된 사실을 알게 됐다.

구 씨는 "병원 측이 사전에 개복을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물론, 수술 후 물어볼 때까지도 개복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면서 "복부 비대칭 부작용에 대해서는 향후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의 수술 동의서를 살펴보면 '수술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항목에 '수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할 수 있음'이라는 문장은 있다. 그러나 병원이 개복수술로 전환한 뒤 환자가 문의할 때까지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환자 측 입장이다.

구 씨가 다른 병원에서 받은 신체 감정 결과를 살펴보면 길병원은 우측 신낭종 제거술 시행 도중 복강경 수술 방법을 이용한 신낭종 제거술이 출혈과 다량의 신낭액 유출을 일으키자 복강경 수술을 포기하고 11~12번 늑골 사이 옆구리를 절개하는 개복수술로 전환했다. 구 씨는 개복수술 도중 우측 늑간신경에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근전도 검사에 따르면 구 씨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구 씨는 개복수술 도중 신경 손상으로 장기가 복벽을 밀며 팽창된 복부를 잡아주기 위해 늘 복대를 착용하고 생활하고 있다.

인천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개복 수술 이후 복부 비대칭이 발생한 60대 환자와 의료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은결 기자
인천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개복 수술 이후 복부 비대칭이 발생한 60대 환자와 의료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은결 기자

◆부작용 놀라 찾아가자 집도의 "운동하라"·병원은 "소송하라"

구 씨는 비정상적으로 팽창한 오른쪽 옆구리를 보고 "수술 중 수술 도구가 들어간 것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 같은 비정상적 상태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없이 구 씨를 퇴원시켰다. 구 씨와 가족들은 병원 측 설명만 믿고 한동안 경과를 지켜봤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나도록 팽창한 옆구리는 그대로였다. 이후 다시 길병원을 찾아갔지만 부작용의 원인에 대한 설명을 듣기는 커녕 오히려 의사로부터 "운동을 하라"는 핀잔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도 옆구리는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구 씨는 결국 병원의 다른 과 교수라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해서 당시 길병원 항문외과에 있던 B교수를 만나게 됐다. 구 씨는 B교수로부터 '수술 부작용'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구 씨에 따르면 B교수는 수술 전과 수술 후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를 보여주며 수술 전에는 양쪽 복벽이 일정했으나 수술 후 한 쪽 복벽이 얇아져 복부 비대칭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구 씨는 "B교수는 한쪽 복부가 비대칭인 상태에서 계속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현재 늘 복대를 차고 있는 것은 물론 걷는 것조차 지팡이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몰던 구 씨는 수술 이후 부작용으로 오랫동안 운전하기가 힘들어 하루에 길어야 2시간만 일을 할 수 있어 생계에도 타격을 입고 있다.

구 씨는 이후 병원 측에 이 같은 부작용을 다시 호소했지만 A교수는 구 씨와의 대화 도중 "신경은 보이지 않아 절단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의료사고 여부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한다. 더욱이 A교수는 수술 당시 상황과 부작용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환자 측은 전했다. 구 씨는 "법무팀은 처음에는 수술비만 돌려줄 것을 제안하다가 이를 거절하자 도리어 '수술비 이상을 원하면 소송하라, 병원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병원은)소송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구 씨는 수술 이후 복부 비대칭을 잡아주는 복대 없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며 보행 중 늘 지팡이를 사용해 걷고 있다고 말했다. /제보자 제공
구 씨는 "수술 이후 복부 비대칭을 잡아주는 복대 없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며 보행 중 늘 지팡이를 사용해 걷고 있다"고 말했다. /제보자 제공

◆의료소송 현재 진행 중…환자 "부작용 피해 극심" vs 길병원 "수술 잘못 없어"

환자 가족은 소송에 걸리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모두 부담됐지만 병원 측 대응에 화가 나 결국 그해 연말 의료소송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환자 측은 길병원과 현재까지 1년 반 동안의 지리한 대치를 벌이고 있다. 구 씨는 "복부 비대칭 부작용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데다 생계까지 어려워졌다"면서 "그런데 병원 측은 자신들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담당 의사에게 속 시원한 설명조차 듣지 못해 속만 타들어간다"고 말했다.

구 씨 가족은 길병원 대응에 실망해 서울 유명 대학병원을 찾아갔지만 마음의 상처만 또 한 번 입었다. 서울의 한 유명 대학병원 소속 의사는 구 씨 상태를 보고 "의료 사고로 이렇게 된 것이냐"고 물은 후 "고칠 도리가 없다, 혹을 뗀 대신 (부작용을) 얻은 것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구 씨는 "다른 병원 의사들도 수술 실수라는 점을 알아차리고 더 이상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였다. 고칠 방법이 없다고 하니 그저 망연자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길병원 측은 구 씨 사안은 전혀 의료사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개복 수술 중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손상될 수밖에 없으며 구 씨는 음식 소화가 안되는 등 기능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병원은 이어 "시각에 따라 외관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수술 집도 후 환자가 말하는 한쪽 복부가 튀어나왔다는 점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법무팀이 환자 측에 수술비를 돌려주겠다고 한 내용에 대해 "의료사고 인정이 아닌 도의적 차원의 제안"이라고 해명했다. 길병원은 향후 의료소송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ke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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