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브랜드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임원 갑질 의혹과 관련해 노사 간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페르노리카 코리아 노조 관계자. /고은결 기자 |
노조 관계자 "직원들, 회사 갑질 폭로 이후 속 시원하다는 반응" 주장
[더팩트|서울역=고은결 기자] "회사 측은 갑질 논란을 인정하지 않고, 성희롱 피해자의 2차 가해 방지에도 손을 놓았습니다."
위스키 브랜드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임원 갑질' 의혹을 두고 노조와 사측 간 진실공방이 불붙고 있다. 최근 모 임원이 직원들에게 폭언과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장 투불 페르노리카 코리아 대표 취임 이후 병가를 내거나 퇴사를 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에서 만난 페르노리카 코리아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노조 와해 공작을 펼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점심시간 이용해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노조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임원 A씨는 2016년 9월 부임 이후 부하 직원들에 언어폭력을 자행했다. 지난해에는 난임으로 고생하는 직원에게 "임신하려면 남편 등에 손톱자국이 날 정도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한 장 투불 페르노리카 코리아 사장은 "노조가 방해되는 존재이며, 공격하고 싶다"는 등 노조 와해를 원하는 발언을 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앞선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특히 3년 전 파업 당시 노사 합의 안건 중 하나인 이용후생기금을 지난 2월부터 지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노조 와해 방안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노조는 이날 회사 측을 대상으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임원 갑질 의혹에 대한 대응을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사측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해결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노조 측은 "회사가 진정성 있는 대화에 임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또한 회사가 성희롱 논란과 관련한 여직원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일련의 성희롱 발언 논란과 관련해 피해자가 조사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았으며 근거 없음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 측은 "회사가 제3자가 포함된 조사단을 꾸려 면밀히 진상을 조사해야 하는데도 불구,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무작정 피해자를 당사자가 있는 곳에 부르려고 했다"면서 "피해자는 회사가 아닌 기관에서 정식 조사를 한다면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조는 장 투불 대표 취임 이후 직원들의 병가, 퇴사율이 증가했다고 말한다. 특히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디아지오와 비교해 퇴사율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다만 회사 측은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병가, 퇴사율이 타사와 비교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은 아니다"고 호소했다.
한편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갑질 논란이 수면 위로 불거진 이후 사측과 노조 간 사내 분위기에 대한 평가 또한 크게 엇갈렸다. 노조 관계자는 "공포 정치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내던 직원들은 언론에 회사의 민낯이 드러난 후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반면 페르노리카 코리아 관계자는 "직원들은 평소와 같이 업무를 진행 중"이라며 노조와 다르게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