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보험 인수심사 기준을 완화하면서 유병력자를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더팩트 DB |
유병자 보험시장 확대에 장기 보장성 인보험 강화전략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유병력자 실손보험이 출시 1달 만에 5만 건 이상 판매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보험 인수심사를 완화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보험 업계에서는 이런 공격적인 영업으로 인해 업계 전반적으로 보험 인수심사 기준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유병력자에 대한 통합형 보험 인수심사를 완화했다. 실손보험뿐 아니라 통합형 보험 상품에도 간편플랜을 적용해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메리츠화재가 통합형 보험에 적용하는 간편플랜은 기존 암플랜에서 추가로 2대 질환 진단비(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을 간편 고지만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따라서 3개월 내진단·재검 소견이나 2년 내 수술·입원 이력, 5년 내 암이력 등에 해당하지 않으면 유병력자들도 진단비나 수술비, 입원 일당 등 주요 담보에도 가입이 가능하다.
메리츠화재는 이에 앞서 당국 정책에 따른 유병력자 대상 실손보험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기존 가입 심사항목을 18개에서 6개로 완화해 만성질환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여기에 통합형 보험 상품에 간편플랜이 적용되면서 위험이 높은 질병을 가지고 있어도 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유병력자 보험은 지난 2015년부터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금융 당국 주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9월 고령자 건강보험 수요가 오를 것으로 보고 유병력자 보험상품 개선 방안을 내놨다.
메리츠화재는 유병자보험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으로 인수심사가 완화되기도 했지만 아직 남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 보험에도 간편플랜을 적용하게 됐다"며 "공격적인 영업으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 등이 따라왔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사업을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병력자 보험시장 확대에 따라 메리츠화재의 공격적 영업전략이 앞으로 보험업계 전반에 퍼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실제로 유병력자 보험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금융당국 정책에 따라 보험사들이 유병력자 실손 보험을 판매한 후 약 7만 명이 가입했다.
유병력자 보험의 위험성은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의료기술 발전으로 당뇨 등 만성질환자에 대한 질병 관리가 가능하고, 리스크 통제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메리츠화재가 실제로 공격적인 영업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일부 중소형사에서는 영업 전략을 비슷하게 전개하려는 시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GA 확대 등 공격적인 영업이 한동안 업계에 우려를 불러왔지만 지금의 성장세를 만들 수 있었던 기반"이라며 "(공격적인 영업전략은) 현재 성장한 것을 봤을 때도 사업비가 확보된다면 충분히 시도할 만 한 가치가 있는 전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의 파격적인 인수심사 기준 완화가 업계 전반에 퍼져 장기적으로 전체 손해율이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유병력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험은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존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평균 120% 정도로 높은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가 계속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적정 손해율은 70%에서 80% 사이로 보고 있는 만큼 유병력자나 고령자 등은 향후 질병에 걸릴 확률이 아무래도 높다 보니 보험사 손해율 상승으로 실적 약화가 우려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