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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노리카코리아 '임원 성희롱·폭언' 등으로 총체적 위기
입력: 2018.06.05 10:24 / 수정: 2018.06.05 14:40

위스키 브랜드 업체 페르노리카 코리아 소속 일부 임원이 직원에게 성희롱과 폭언 등 갑질 행위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본사 이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장 투 불 페르노리카 코리아 사장 /페르노리카 코리아 제공

위스키 브랜드 업체 페르노리카 코리아 소속 일부 임원이 직원에게 성희롱과 폭언 등 갑질 행위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본사 이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장 투 불 페르노리카 코리아 사장 /페르노리카 코리아 제공

노조, 모 임원 갑질 행위 폭로...외국인 사장, 노조 '무시'도 구설수

[더팩트|고은결 기자] 위스키 브랜드 업체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임원의 '성희롱·갑질 의혹'과 외국인 사장의 '노조 때리기' 논란 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노조 측은 일부 임원이 직원을 대상으로 폭언과 성희롱 등 갑질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는 현재까지 노조가 제시한 '갑질' 증거가 없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노조는 4일 임원 A씨가 2016년 9월 부임 이후 부하 직원들에 언어폭력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난임(難妊: 임신하기 어려운 상태)인 한 여성 팀장에게 "아이를 가지려면 남편 등에 손톱 자국이 날 정도로 해야 한다"는 성적인 발언을 해 반발을 샀다.

노조는 A씨 발언을 듣고 충격받아 퇴사한 해당 여성 팀장이 퇴사후 A씨의 갑질 행위를 노조에 이메일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는 부하직원에게 씹던 껌을 주며 "단물도 빠졌는데 씹으라"며 인격모독적인 언행을 일삼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한 노조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실적 압박을 줘 일부 팀원은 매일 12시간 가량 근무해 병가자·퇴사자가 늘고 있으며, 내부 반발을 인사보복 및 조직개편 등으로 잠재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이 같은 문제들을 장 투불 페르노리카 코리아 사장에게 보고했지만 장 투불 사장이 오히려 "노조가 방해되는 존재이며 (노조를) 공격하고 싶다"는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구체적으로 ▲우월적 지위로 폭언과 성희롱 자행 ▲매일 12시간 가까운 강압적인 장시간 노동환경 조장 ▲외국인 사장의 '노조에 대한 부정적 표현' 등을 지적했다.

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있는 신사옥 부근에서 1인 시위 중인 페르노리카 코리아 노동조합 관계자. /고은결 기자
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있는 신사옥 부근에서 1인 시위 중인 페르노리카 코리아 노동조합 관계자. /고은결 기자

◆노조 "갑질 행위 수두룩" vs 사측 "조사 결과 사실무근"

갑질과 성희롱, 외국인 사장 발언에 따른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자 회사측은 진화작업에 나섰다. 회사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반발했다. 특히 사측은 노조가 말하는 사건들이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해 노사 간 진실공방이 치열하다. 노조는 현재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있는 신사옥에서 회사측의 갑질과 성희롱 등을 지탄하는 1인 시위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조 관계자는 임원 갑질 의혹에 대해 "회사 측은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에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섬김의 리더십)'은 아예 없다"며 "회사의 강압적인 분위기에 스트레를 받아 병가,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것은 물론 퇴사를 고민하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 측은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지난 2015년에 체결한 노사 합의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5일 서울노동고용청에 회사를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며 회사 측과 풀어야 할 부분에 대해 대화로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또한 전체 직원 대비 3%인 9건의 병가가 발생했으며 사장 부임 후 퇴사자는 전체 직원의 17%인 약 45명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페르노리카 코리아 관계자는 "노조 측이 말하는 문제와 관련해 내부에서 면밀히 조사를 진행한 결과 노조 측 증거는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도 "그러나 혹시 또 다른 증거가 나오면 재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병가, 퇴사율 증가는 다른 회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몇 년 간 위스키 산업이 침체돼 실적도 비틀대는 모습이다. 장 투불 사장이 지난 2016년 취임한 이후 페르노리카 코리아와 페르노리카 임페리얼의 점유율은 하락세로 치닫고 있다. 페르노리카 한국법인의 2016년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합산 매출은 총 1965억 원으로 한국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 매출이 2000억 원대 아래로 곤두박칠쳤다.

이런 가운데 페르노리카 본사는 과거 '고배당 잔치'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페르노리카 본사가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대부분을 본사가 챙겼다는 지적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임페리얼은 2016년에 115억 원을 배당했으며 배당성향은 91.2%를 기록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2016년 회계연도 때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2015년 배당성향은 318%를 기록했다.

ke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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