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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죽음의 사슬 끊자" 부산경마장 말관리사들 거리로 나선 이유는
입력: 2018.05.26 00:03 / 수정: 2018.05.26 00:03

지난해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두 명이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을 외치며 목숨을 끊은 것을 계기로 말 관리사 처우 개선을 위한 합의안이 도출됐다. 그러나 부산경남 말 관리사 노조는 이 같은 합의안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며 25일 경고 파업에 나섰다. /이선화 기자
지난해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두 명이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을 외치며 목숨을 끊은 것을 계기로 말 관리사 처우 개선을 위한 합의안이 도출됐다. 그러나 부산경남 말 관리사 노조는 이 같은 합의안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며 25일 경고 파업에 나섰다. /이선화 기자

광화문서 청와대까지 행진…고용 불안 해소·처우 개선 요구

[더팩트|광화문=고은결 기자] "회사의 일반적 만행으로 생계가 엉망입니다. 총에 맞아 죽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반드시 죽음의 사슬을 끊어낼 것입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노조는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상경 시위를 벌이고 고용 불안을 성토하고 나섰다. 시위에는 총 170여 명의 조합원들이 참가했으며 오후 2시에 광화문에서 시작해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노조는 이날부터 사흘간 경고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해 부산경마장 말 관리사 두 명은 열악한 근로환경의 개선을 주장하며 연달아 목숨을 끊었다. 이를 계기로 말 관리사 처우개선을 위한 합의안과 단계적 시행방안이 마련됐지만, 마사회 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이번 경고 파업에 나섰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노조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말 관리사 고용구조 개선 합의안을 제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상경 시위를 벌였다. /이선화 기자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노조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말 관리사 고용구조 개선 합의안'을 제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상경 시위를 벌였다. /이선화 기자

◆부산경마장 말 관리사들 "마사회, 처우개선 노력 적극 나서야"

노조에 따르면 말 관리사는 조교사로부터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을 받고 그 이외에는 성과급을 임금으로 지급 받는다.

조교사는 경마 시행처에서 면허를 받아 말을 길들이는 일을 하며, 경마팀의 감독격으로 볼 수 있다. 마필 관리사는 조교사를 보조해 말을 사육·관리한다. 현행 제도 상 마주(馬主)는 개인사업자인 조교사에게 말을 맡기고, 조교사는 관리사를 개별 고용한다.

노조는 "부산경남경마장은 성과급 지급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성토했다. 과천의 경우 조교사 8.94%, 마필관리사 7.9%의 상금 배분 기준이 있지만 부산경남은 조교사가 17.03%를 받으며 배분 비율은 조교사의 고유권한이라는 설명이다.

노조는 이어 "지난해 청와대와 국무총리, 여당인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마사회의 착취구조에 우려를 표하고 해결방안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착취는 계속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노동자의 고용은 조교사협회 직고용을 약속했지만 지원 금액이 적어 출범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날 노조는 정부와 여당, 한국마사회가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마필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고 성토하며 청와대까지 행진 시위를 진행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노조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시작해 청와대까지 행군 시위를 진행했다. 26일에는 한국마사회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선화 기자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노조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시작해 청와대까지 행군 시위를 진행했다. 26일에는 한국마사회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선화 기자

◆한국마사회 "말 관리사 노조와 지속 대화 중…부산지역 조교사 협회 출범 추진 중"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마사회와 전문가, 양대노총 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돼 '말 관리사 고용구조 개선 협의안'이 나온 바 있다. 핵심 내용은 부산경마장의 말 관리사를 개별 고용이 아니라 조교사 단체에 집단 고용하자는 것이다. 개별 조교사들의 부당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그러나 노조는 이 같은 협의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노조는 "마사회가 부산조교사 협회 출범에 3억 원만 지원해 사실상 출범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산경마장 말 관리사의 '임금성 상금' 총액은 178억 원으로 서울 말 관리사의 68%에 불과해 안정적인 임금 확보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마사회는 부산 지역의 조교사 단체 출범을 적극 추진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마사회는 말 관리사의 고용 불안을 직접 해소할 주체는 아니다. 마사회가 개인사업자인 조교사의 고용 권한에는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개인마주제 전환 이후 마사회가 마주의 지주를 내려놓고 개인사업자인 조교사들이 개업을 하게 됐다"며 "부산경마장은 2005년 개장 시 기존 계획대로 개별 고용 형태였는데, 서울처럼 협회 고용 형태로 가기 위한 단계를 이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마사회는 또한 조교사 협회를 신청하는 직접 주체가 아니라 지원을 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경마장 말 관리사 노조는 이날 상경 시위 이후 26일에는 마사회 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ke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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