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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라돈 포비아'에 뜨는 방사능 측정기…장삿속 논란도
입력: 2018.05.23 05:01 / 수정: 2018.05.23 05:01
대진침대의 일부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라돈 등의 방사능을 측정할 수 있는 제품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한 긴급기자회견 현장. /고은결 기자
대진침대의 일부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라돈 등의 방사능을 측정할 수 있는 제품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한 긴급기자회견 현장. /고은결 기자

'대진침대 사태' 이후 라돈 측정기 판매세 급증

[더팩트|고은결 기자] # 20대 회사원 이 모씨는 최근 뉴스에서 '라돈 침대' 사태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 10년 이상 사용해온 제품이 대진침대 제품이기 때문이다. 놀란 이 씨는 바로 라돈 측정기 업체에 상담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상담원은 이 씨에게 바로 "대진침대 때문에 전화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제품 구매는 며칠만 기다리면 되지만, 대여는 한정된 수량이기 때문에 언제쯤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중소기업 대진침대의 일부 침대 제품에서 방사능 물질인 라돈(222Rn)이 다량 검출된 것으로 드러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무색, 무미, 무취의 라돈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방사능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환경청은 라돈을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5일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 매트리스 7종 모델이 가공제품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결함 제품으로 확인돼 수거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소비자 사이에서 '라돈 포비아'가 퍼지며 방사능 측정기 시장은 때아닌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간편하게 실내에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려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이용해 은근슬쩍 서비스 방침을 변경하며 특수를 누리려는 업체도 있어 '장삿속'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 라돈 측정기 판매량 평월 대비 10배 가까이 급증

23일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0일까지 방사능 측정기의 누적 매출은 전월 대비 975% 증가했다. 에프티랩의 '라돈아이', '라돈아이 플러스' 등 두 가지 상품이 이달 누적 판매량의 89%를 차지했다. 인터파크에서는 5월 초부터 지난 17일까지 라돈 측정기의 판매량이 평월 대비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사능 측정기는 기존에 매출이 활발하던 상품은 아니지만 최근 라돈 매트리스 사태로 인해 매출이 폭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 가정용 라돈 측정기를 판매하는 베터라이프도 '라돈 침대' 이슈 이후 상담이 폭주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스마트 라돈 가스 감지기 '라돈아이'는 주문 폭주로 인해 22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라돈아이의 대여는 현재 신청하더라도 이용 가능한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먼저 신청한 고객들이 대여를 마치고 반환해야 다음 고객에게 대여해주는데, 구매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덕에 신청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라돈 침대 사태로 인해 방사능 측정기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방사능 측정기 제조사 에프티랩은 최근 생산 일정 지연 공지를 게재했다. /에프티랩 홈페이지 갈무리
'라돈 침대' 사태로 인해 방사능 측정기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방사능 측정기 제조사 에프티랩은 최근 생산 일정 지연 공지를 게재했다. /에프티랩 홈페이지 갈무리

라돈 아이의 제조사인 에프티랩은 홈페이지에 제품 생산 일정 지연에 대한 설명을 게재했다. 에프티랩은 "라돈아이는 주로 해외향으로 제작돼 수출됐는데 갑작스러운 국내향 생산 요청으로 충분한 공급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돈아이는 단계별 검사 등이 필요한 제품이므로 하루 생산량이 많지 않다"며 "양해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라돈 측정기 품귀 현상이 빚어진 가운데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라돈 측정기를 대여해준다는 게시물도 올라오고 있다.

유통가에서는 라돈 이슈와 엮은 발 빠른 홍보도 시작됐다. 실내 공기질 관리 기업 하츠는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해화학물질의 권고 기준 및 실내 공기 관리 방법 등을 소개했다. 하츠에 따르면 실내 공기 정화는 자연 환기와 기계식 환기 등을 통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실내 공기질 관리의 중요성도 더욱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 세스코 공기질 관리 사업 세스코에어, '30분 무료 측정 서비스' 중단

서비스 방침을 변경한 곳도 있다. 세스코의 공기질 관리 사업 브랜드인 '세스코에어'는 라돈 침대 이슈가 확산됨에 따라 방문 상담 시 제공하던 '30분 무료 측정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방문 고객이 공기질 측정을 문의하면 유상인 공기질 측정 서비스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이용한 '라돈 특수'를 누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이슈지만 기업에게는 그저 '기회'가 된 셈"이라고 평했다.

한편 대진침대로 인해 불거진 라돈 이슈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인다. 제조사의 리콜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침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쓰이는 다양한 생활제품에서 유해한 화학 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방사능 발생 우려가 생활용품에 대한 전면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 참사 특조위)는 코호트(cohort) 조사를 통해 라돈으로 인한 건강 영향을 장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ke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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