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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잇단 의료사고에 병원 신뢰도 '날개없는 추락'
입력: 2018.05.22 05:00 / 수정: 2018.05.22 22:40
50대 여성 환자가 최근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산부인과 수술 중 의료사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길병원 앞에서 과거 의료사고 이슈를 내세워 시위 중인 천막 부스 모습. /고은결 기자
50대 여성 환자가 최근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산부인과 수술 중 의료사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길병원 앞에서 과거 의료사고 이슈를 내세워 시위 중인 천막 부스 모습. /고은결 기자

길병원, 잇단 ‘의료사고’에 존립 기반 흔들...청와대 청원까지 이어져

[더팩트|고은결 기자] 상급종합병원 인천 가천대 길병원이 최근 잇따른 의료사고로 병원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의료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전담 조직은 찾아볼 수 없고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미온적인 대처로 시민들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사고를 겪은 환자 가족은 병원 측 태도를 문제 삼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상황이다.

21일 길병원에 따르면 해당 병원은 의료진 과실로 '이소(異所) 신장'이 제거된 50대 여성 환자와 보상 막바지 수순에 들어섰다. 길병원은 최근 환자의 멀쩡한 신장을 혹으로 알고 잘못 떼어 내는 황당한 의료사고를 빚었다. 이소 신장은 제 위치에 있어야 할 신장이 다른 쪽에 있는 것을 말한다. 당초 이 환자의 난소 악성 종양 제거 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의사는 수술 중 난소에 9cm 크기의 혹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보호자 동의를 얻어 혹을 제거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술이 끝나고 살펴본 결과 의료진이 떼어 낸 덩어리는 악성 종양이 아닌 환자 신장 2개 중 하나였다. 피해자는 신장 위치가 일반인과 다른 부위에 있는 이소 신장을 가져 신장을 혹으로 잘못 알았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이에 대해 환자 가족은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료사고 보상법 기준 변경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의료사고에 대한 병원 측 대응 방식에 불만을 터뜨렸다. 환자 가족은 "신장은 신체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하는 중요한 기관"이라며 "이번 길병원의 의료과실로 멀쩡한 신장을 떼어낸 환자가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병원 측에 의료사고가 아니냐고 항의하자 병원 측은 해명도 없이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는 핀잔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 측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수술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만 되풀이했다"며 "법무팀장과의 대화도 '의료분쟁 소송으로 가면 병원은 더 수월하다'는 협박성 대화가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병원 측은 신장을 잘못 제거한 사실을 인정하며 환자와의 보상 절차가 마무리 수순이라고 밝혔다.

가천대 길병원이 최근 잇따른 의료사고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사고 분쟁이 발생했을 때 원인을  분석하고 사고 재발을 방지할 태스크포스(TF)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홍보영상 갈무리
가천대 길병원이 최근 잇따른 의료사고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사고 분쟁이 발생했을 때 원인을 분석하고 사고 재발을 방지할 태스크포스(TF)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홍보영상 갈무리

◆ '또 터지면 어쩌나'…의료사고 근본적 대책 요구하는 목소리 커져

길병원은 의료사고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도 벌이는 중이다. 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 30대 여성 환자는 이 병원에서 다리 부종 시술을 받았다. 이 환자는 시술 이후 통증이 시작됐으며 희귀난치병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해당 환자를 시술한 담당 의사는 현재 퇴사했지만 병원 측은 시술 부작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시술 부위가 신경을 건드릴 부위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길병원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천막도 길병원 신뢰도에 흠집을 내고 있다. 현재 길병원 앞에는 이 병원이 과거 의료사고를 은폐하려 했다고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걸린 천막이 수개월째 자리잡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해당 천막 시위를 하고 있는 단체는 이미 병원과 환자 간 보상 논의가 종결된 의료사고를 내세워 합의금 개념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할 경찰서에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민들 입장에서는 정확한 상황 설명이 없어 오해의 소지가 충분한 상황이다.

병원가에서는 의료사고 논란이 연달아 발생하며 의료사고 방지 및 원인 조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이 구축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병원 측의 과실 인정 및 보상과는 별개로 사고를 막을 근본적인 해결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병원에 대한 신뢰도를 재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지난해 '신생아 사망 사건'으로 몸살을 앓았던 이대목동병원은 최근 약물 과다 처방으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7일 이대목동병원에 외부전문가와 노동계를 포함하는 혁신TF팀을 구성해 쇄신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길병원도 의료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별도의 TF를 구성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TF는 따로 없다"면서 "다만 법무팀을 중심으로 의료사고 분쟁이 발생할 때 조사하고 중재하는 시스템은 있다"고 말했다.

ke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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