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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삼성카드 자사주매입에 생명 지주사 전환설 '솔솔' 왜
입력: 2018.05.18 00:00 / 수정: 2018.05.18 00:00

삼성카드가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주주가치는 사실상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이 삼성생명의 금융 지주사 전환을 위한 발판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카드 사옥. /더팩트 DB
삼성카드가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주주가치는 사실상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이 삼성생명의 금융 지주사 전환을 위한 발판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카드 사옥. /더팩트 DB

삼성카드 "소각은 추후 결정"…주주가치 제고는 '미미'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삼성카드가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자사주 매입에 대해 시장에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식 소각이 동반되지 않아 사실상 주주 환원 효과가 미비한 탓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이 삼성생명의 금융 지주사 전환을 위한 초석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2일부터 오는 7월 31일까지 550억 원 규모의 자사주 150만 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총 발행 주식 수의 1.3% 수준이다. 삼성카드는 올해 총 2.5%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추후 추가 매입도 예상된다.

삼성카드는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시장에서 효과는 미미하다. 이번 자사주 매입에는 주식 소각이 전제돼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1주당 가치가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삼성카드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을 때는 자사주 소각을 예고했고, 실제로 소각이 이뤄져 주가 부양에 일조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현재까지 매입하는 자사주는 소각에 대한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종합적인 주주환원 규모와 계획을 밝히지 않은 채 이뤄지는 자사주 매입의 효과는 제한적이다"라며 "회사의 종합적인 자본 적정성 타겟과 현금 흐름을 포괄하는 주주환원 기본정책 없이는 규제 및 업계 상황 관련 시장 우려를 잠재우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도 "삼성카드의 기존 자사주 등 유동주식수가 적은 편이라 추가 자사주 매입 실시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2016년 매입한 자사주를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번에도 소각을 위한 매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결국 삼성 금융계열사를 통한 지배구조 재편에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생명이 현재 삼성카드의 지분 71.86%를 보유한 만큼 추후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와 합병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으로 삼성생명이 카드사를 합병하기에 유리해진 만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던진 가이드라인에 따라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고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다. /더팩트 DB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으로 삼성생명이 카드사를 합병하기에 유리해진 만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던진 '가이드라인'에 따라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고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다. /더팩트 DB

지난 10일 공정거래위원회와 10대 그룹사 간의 간담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2016년 경제개혁연대 소장 시절 작성한 보고서를 삼성 측이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 부문의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던지자 삼성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실제로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일종의 '시나리오'가 나오게 됐다.

기업이 선제적으로 사업재편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에 따르면 합병회사가 피합병회사 주식의 80%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이사회 결의로만 합병 승인이 가능하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주식에 삼성카드의 기존 자사주 5.39%, 올해 안에 매입을 예고한 2.5%를 모두 합하면 지분율은 79.75%다.

삼성카드가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 합병이 쉬워지고, 나아가 삼성생명이 추가 자회사 지분 확보에 동력을 얻게 될 수 있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최대 주주사다. 금융 지주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회사들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데, 삼성증권의 지분 0.6%와 삼성화재 지분 15.02%를 추가로 확보하면 금융지주사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면 삼성생명은 전자의 2대 주주로 머물 정도로만 주식을 처분하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지주회사 설립안을 포기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지주사 논의가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카드는 신중한 입장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1차로는 7월 말까지 자사주 1.3%를 매입하고 나머지 1.2% 매입에 대해서도 추가로 결정할 사항으로 확정되진 않았다"며 "매입 시점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소각 등의 활용 안을 고심할 것이며 추가적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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