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 소액주주연대는 17일 사측과 인수·합병(M&A)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앞에서 경남제약 주식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집회에 나선 경남제약 소액주주연대. /남윤호 기자 |
인수합병 관련해 소액주주들과 갈등 17일 면담 진행
[더팩트|고은결 기자] 새로운 최대주주 유치에 나선 경남제약과 주주들과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양측 간 소통을 통한 해결의 실마리가 제시될지 주목된다. 경남제약 소액주주연대는 이 회사가 추진 중인 인수·합병(M&A)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며 반기를 들어왔다.
17일 경남제약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남제약 서울 본사를 찾아간 소액주주들과 회사 측은 면담에 돌입한 상황이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경남제약 측과 면담 중"이라고 <더팩트>에 밝혔다.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전날도 4명의 소액주주가 면담 요청을 위해 회사를 방문했다. 그러나 당시 경남제약 측은 면담을 거부하며 오히려 경찰을 불러 접근을 막고 퇴거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확인한 경찰관 2명은 사측과 소액주주 간 면담을 독려하며 양측을 설득했다고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방문과 관련해 경남제약 관계자는 "따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그동안 회사가 주주들과의 소통에서 '꼼수'를 부린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9일 항의 방문을 갔을 때 류충효 경남제약 대표가 M&A 추진 과정에서 주주들의 참관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했지만, 바로 다음날 "주주 참관은 불가능하다"며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현재 경남제약은 공식적인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회사 및 관련 정보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남제약, '불통' 논란 잠재우고 주주들과 협의 이룰까
경남제약과 소액주주연대는 거래정지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2일 경남제약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정하고 주식 매매를 정지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은 거래소 심의에 따라 상장 폐지도 될 수 있다.
회사의 현 경영진은 거래정지에 이어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리자 공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나섰다. 경남제약은 지난 4일 공개경쟁 입찰을 통한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방법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경영권 분쟁에서 촉발된 갈등이 상장 폐지 위기로 확산되자 사태 수습을 위해 M&A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경남제약은 법무법인 넥서스를 통해 △경영개선 계획에 따른 경영투명성 확보 △거래재개를 통한 주주 및 투자자 보호 △우량 최대주주 확보를 통한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경영개선 작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소액주주연대는 경남제약 측의 인수의향서 제출 시한이 너무 짧고, 새로운 투자자가 전환사채(CB)를 인수해도 경영권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앞서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총괄국에 경상장폐지 심사건과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해당 진정서에는 경남제약이 추진하는 M&A의 문제점과 현 경영진이 주주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는 주장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경남제약이 지난 14일 한국거래소로부터 6개월의 경영개선 기간을 부여받으며 주주들의 분노는 더욱 불붙었다. 50명 가량의 일부 주주들은 이날 '거래 재개' 구호를 외치며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관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경남제약 측은 "투자자와 주주의 권익보호를 위해 조속한 거래 재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경남제약이 주주들의 협조를 통해 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던 한 기업은 직원들이 주주들을 직접 찾아가 설명하고 사과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영진과 주주 간 소통을 통해 상호 신뢰의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