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대기업, 대자산가의 '세금 없는 부의 세습'과 이에 따른 폐해를 차단하기 위해 편법 상속·증여 혐의가 있는 50개 대기업 및 대재산가를 상대로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더팩트 DB

국세청, 편법 상속･증여 대기업･대재산가 50곳 동시 세무조사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세청이 16일 편법 상속·증여 혐의가 있는 50개 대기업 및 대재산가를 상대로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세무조사 착수 배경과 관련해 국세청 측은 "대기업, 대자산가의 편법 상속 및 증여는 조세정의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봉급생활자 등 대다수 국민에게 큰 박탈감을 야기하고 있다"며 "'세금 없는 부의 세습'과 이에 따른 폐해를 차단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세청은 대기업 사주 일가의 편법, 탈법적인 경영권 세습과 부의 이전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다는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대기업 지배구조가 2세, 3세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편법, 탈법을 통한 경영권 세습이 이뤄지고 있어 엄정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를 살펴보면, 편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 기업자금 불법 유출, 차명재산 운용, 변칙 자본거래 등을 일삼거나, 기업을 사유물처럼 여기며 사익을 편취한 혐의가 있는 대기업 및 사주 일가를 중심으로 정밀 분석해 '핀셋' 선정했다는 게 국세청 측의 설명이다.

대기업의 사주 일가가 자녀 소유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거래 과정에서 끼워 넣어 부당이득을 누리게 하는 행위, 불법 유출한 기업자금과 하청업체 등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경영권 세습의 '종잣돈'으로 삼거나 기업의 자금과 인력을 사적으로 편취하는 행위 모두 집중 적발 대상이다.

국세청은 지난 2017년 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적·지능적 탈세에 대해 모두 1307건을 조사해 전년 대비 65억 원 늘어난 2조8091억 원을 추징한 바 있다. /국세청 제공

이번 동시 세무조사는 조사대상 기업의 정상적인 거래까지 전방위로 검증하는 '저인망식' 조사가 아닌 사주 일가의 편법 상속·증여 협의에 집중해 철저히 검증하는 '현미경식' 조사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탈세 혐의가 확인될 경우 세금 추징은 물론 부정한 수법의 탈루 행태에 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등 엄정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기업 및 대자산가의 변칙 상속·증여를 근절하기 지속해서 세무조사를 시행할 것이다"며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과정을 면밀히 검증하는 것은 물론 일감 몰아주기와 변칙 자본거래를 통한 이익분여, 거래처를 통한 비자금 조성 등의 탈루행위를 철저히 적발해 대기업 사주 일가의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과세형평을 제고해 조세정의를 확립하고, 대기업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2017년 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적·지능적 탈세에 대해 모두 1307건을 조사해 전년 대비 65억 원(0.2%p↑) 늘어난 2조8091억 원을 추징한 데 이어 이 가운데 40명을 범칙조사로 전환해 23명을 고발조치한 바 있다.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