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와이저는 지난 10일 월드컵 TV 광고 '라이트 업 더 피파 월드컵'으로 축구팬들에게 월드컵 현장의 열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
월드컵 후원사 오비 맥주, 적극적인 마케팅 시동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한 달여 앞두고 국내 대표 주류업체들이 마케팅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은 한국에서 새벽에 경기가 열려 주류업체들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우리나라에서 맥주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시간대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은 세월호 여파로 내수 시장이 위축됐을 뿐만 아니라 대표팀이 16강 진출 실패 등 요인으로 스포츠 이벤트 대표 수혜 기업인 주류업체들의 흥행에 걸림돌이 됐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새벽에 경기가 열려 주류 판매에 도움이 안 됐다는 평가다.
반면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맥주와 함께 경기를 보기 '딱 좋은' 시간대다. 러시아와 우리나라의 시차는 4시간~6시간가량 차이가 난다. 러시아 월드컵 경기장 12곳 가운데 가장 동쪽에 있는 칼리닌그라드는 한국과 6시간 차이가 난다. 모스크바를 비롯해 경기가 펼쳐지는 대부분 도시들이 우리나라와 5~6시간 시차를 보인다. 러시아 월드컵 경기장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한 예카테린부르크는 4시간 차이다.
월드컵 경기가 주로 오후 1시, 3시, 7시에 열리는데 이를 한국시각으로 바꾸면 오후 6~7시, 8~9시, 오전 0~01시다.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경기가 열린다면 한국에서는 오후 5~6시, 7~8시, 11~12시 정도에 월드컵을 즐길 수 있다. '황금시간대'에 월드컵을 볼 수 있어 주류업체들이 이번 월드컵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오비맥주 "죽음의 조? 뒤집어버려!"
가장 먼저 러시아 월드컵 마케팅에 나선 업체는 오비맥주다. 오비맥주는 러시아 월드컵 공식 후원 브랜드 '버드와이저'와 월드컵 공식 맥주로 선정된 '카스'를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버드와이저는 지난 10일 월드컵 TV 광고 '라이트 업 더 피파 월드컵'으로 축구팬들에게 월드컵 현장의 열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수천 개의 드론이 버드와이저의 고향인 미국 세인트루이스 양조장에서 축구 경기장까지 날아가 관중들에게 버드와이저를 건네는 장면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특히 버드와이저는 월드컵 기간 우리나라의 조별 예선 경기일에 맞춰 새롭고 독특한 관람 파티 '버드 90'을 준비하고 있다. 음악과 패션, 아트 등이 어우러진 축제 분위기 속에서 이색적인 경기 관람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스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죽음의 조'에 속했지만 포기하지 말고 판을 바꾸자는 의미로 '뒤집어버려'를 슬로건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 F조에서 스웨덴(6월 18일)과 멕시코(24일), 독일(27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독일은 피파 랭킹 1위로 세계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고 멕시코와 스웨덴은 각각 15위, 23위에 랭크돼 있다. 반면 한국의 랭킹은 61위로 큰 격차를 보인다.
축구 전문가들이 '한국은 1승도 어렵다'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카스는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을 뒤집고 월드컵의 판도를 바꿔보자'는 취지로 카스 로고가 거꾸로 배치된 제품을 내놓았다.
대표팀이 선전한다면 관련 업계 매출이 오를 수 있어 오비맥주는 응원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비맥주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인 안정환 전 국가대표 등을 모델로 내세워 한국 조별 예선 경기마다 대규모 국민 참여 응원전을 열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젊음의 역동성과 도전정신을 강조해 온 카스의 특성과 강점을 잘 살려 한국 축구대표팀의 승리와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 캠페인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조만간 월드컵 관련해 '피츠 수퍼클리어(왼쪽)' 마케팅을 선보일 예정이며,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 후레쉬'로 여름 성수기와 월드컵을 대비한다. /롯데주류, 하이트진로 제공 |
롯데주류가 대한축구협회 공식후원사로 이번 월드컵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오는 2021년까지 대한축구협회에 공식 후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주류는 '피츠 수퍼클리어'를 통해 스포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롯데주류는 대표팀 경기의 광고판과 입장권 등을 활용해 피츠를 알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조만간 월드컵 마케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여름 성수기와 월드컵을 앞두고 '필라이트 후레쉬'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의 녹색 디자인을 푸른색으로 바꿔 시각적으로 청량감을 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필라이트 코끼리 캐릭터인 '필리' 마케팅도 이어간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과 달리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경기 관람 시간대가 좋아서 특수가 예상된다. 대표팀이 선전한다면 매출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반 월드컵 마케팅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업체들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