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ADT캡스를 인수하면서 보안업계 1위 에스원과 점유율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더팩트 DB |
보안시장 점유율 에스원 49%, ADT캡스 27%, KT텔레캅 13%, NSOK 5%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합병(M&A)으로 보안업계는 3강 경쟁 구도가 성립됐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손자회사인 NSOK와 ADT캡스가 시너지를 발휘해 보안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원이 보안업계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경쟁사의 점유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SK텔레콤은 매쿼리와 컨소시엄을 통해 칼라일이 보유한 ADT캡스의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SK텔레콤은 7020억 원을 투자해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가져왔다. 인수 마무리는 올 3분기로 예상된다.
SK텔레콤으로 편입되는 ADT캡스는 물리 보안 시장 점유율 27%(가입자 60만 명)로 업계 2위 업체다. 1위인 에스원이 점유율 49%, 가입자수 82만 명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ADT캡스가 향후 NSOK(점유율 5%, 가입자수 11만 명)와 합쳐지면 에스원을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또한 업계 3위인 KT텔레캅(점유율 13%, 가입자수 20만 명)의 순위는 변동하지 않지만 2위와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게 된다.
에스원 관계자는 "ADT캡스 인수가 완료된 게 아니라서 특별한 입장은 없다. 다만 인수 진행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에스원은 인공지능(AI)과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ICT 기능을 활용한 얼굴 인식 출입솔루션, 스마트 시티 등 신규 서비스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에스원은 지난해 얼굴 인식 및 모바일 차세대 통합출입관리 솔루션을 출시했다. 일부 삼성 계열사가 얼굴 인식 솔루션을 도입했고 포스코가 시범 사용을 시작했다. 편의성이 높고 카드 발급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서비스 확산이 기대된다.
또 복합상업시설, 도로, 공항, 발전소, 항만 등 주요 기반시설의 보안솔루션을 통합관리하는 스마트 시티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에스원은 다양한 사업 분야를 통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업계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보안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 업체들의 진출이 쉽지 않다. 전국에 통신장비 시설을 갖추어야 하는데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전국망을 보유한 통신업체들이 보안사업에 뛰어들기에 유리한 조건에 있다.
SK텔레콤은 ADT캡스를 통해 AI·IoT·빅데이터 등 New ICT기술을 활용한 통합 보안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더팩트 DB |
하지만 보안 시장은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고 경쟁사끼리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성장이 정체한 보안시장에 SK텔레콤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인수합병에 나선 것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정보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ADT캡스를 통해 AI·IoT·빅데이터 등 New ICT기술을 활용한 통합 보안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상 보안, 통신과 결합판매를 강화할 것이라는 게 가장 먼저 예상되고 있다. 또 가정용 사물인터넷 보안 경쟁으로 국내 저가형 시장이 확대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지능형 CCTV인 'T view' 기술(영상감시)과 함께 ADT캡스·NSOK 등의 출동보안으로 '시큐리티 4.0' 구현이 예상된다. 시큐리티 4.0은 디바이스의 개방, 연동과 AI기반 모니터링 고도화를 통해 공간을 이해, 보안영역을 차별화하고 서비스를 확장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업계 4위 업체인 NSOK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ADT캡스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기대된다. 국내 1인가구, 맞벌이 부부, 노인가구를 중심으로 보안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시장이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