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는 10일 차기 회장 최종후보에 오른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왼쪽)과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DGB금융 제공 |
DGB금융, 10일 심층면접 후 최종후보 선정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DGB금융지주(DGB금융)가 새 수장 맞이를 코앞에 두고 있다. 특히 차기 회장으로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이 전 행장의 복귀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DGB금융은 10일 차기 회장 최종후보에 오른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과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를 내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는 이달 말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다.
이번 DGB금융의 회장 인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전임인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의혹으로 물러난 만큼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신뢰감을 회복할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다.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한 뒤 처음 선출하는 회장이기도 하다. 또한 개방형 공모를 실시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외부 출신 수장을 맞이하게 된다.
DGB금융이 사상 처음으로 외부 출신 수장을 맞이하게 된 만큼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
현재 업계에서는 이 전 행장의 선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 전 행장은 1986년 농협에 입행해 31년간 농협에 몸담은 '정통농협맨'이다. 이 전 행장은 2016년 농협은행장에 선임돼 '빅배스'를 단행하며 조선·해운업 부실채권을 털어내며 정상화을 이끌어내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DGB금융의 비은행 부문을 강화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전 행장은 농협금융 부사장 시절 옛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NH투자증권을 공식출범시킨 바 있다.
실제 DGB금융은 수익 90% 이상이 대구은행에 편중돼 있어 비은행 부문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DGB금융이 현재 답보상태에 있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진행하기 위해 이 전 행장의 능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까지 현직에 있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 전 사장의 경우 2014년 하나HSBC생명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4년간 공백을 갖고 있다.
다만 김 전 사장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전 사장의 경우 1978년 옛 외환은행에 입행해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은행 부행장, 하나HSBC생명 대표이사 등 다방면에서 경험을 두루 갖췄다.
대구·경북지역에서 DGB금융과 농협금융이 '라이벌' 관계이기 때문에 이 전 행장보다 김 전 사장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 전 사장은 하나은행 재직 시절에 대구경북지역본부장과 영남사업본부 부행장을 맡은 바 있다. 당시 경북 지역 영업력을 크게 끌어올려 '영업통'으로 불리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DGB금융에 처음으로 외부출신이 오는 만큼 조직 쇄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이 전 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상황이지만, 김 전 사장의 경력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DGB금융 회장에 이어 대구은행장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구은행은 오는 1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예비후보자 6명에 대한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