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 4일 우한(武漢)에 이어 7일 충칭(重慶) 지역에서도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키로 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조치 추가 해제에 나선 것은 지난해 11월 베이징(北京)·산둥(山東) 지역의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한 지 5개월 만이다. /임세준 기자 |
3월 중국인 입국자수 40만3413명…13개월 만에 증가
[더팩트│황원영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이 일정부분 해소됨에 따라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해빙 무드에 들어갔다. 중국이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한국행 단체여행 금지령을 해제했고 국내 유통·관광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단, 아직까지 전세기·크루즈 운항, 롯데그룹 계열 면세점·호텔 등 이용 등을 제한하고 있어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귀한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4일 우한(武漢)에 이어 7일 충칭(重慶) 지역에서도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키로 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조치 추가 해제에 나선 것은 지난해 11월 베이징(北京)·산둥(山東) 지역의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한 지 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허용된 지역은 네 곳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해 3월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자국민 관광객들에게 한국 관광을 불허하는 금한령(禁韓令)을 내린 바 있다. 이후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가 금지됐고 지난해 3월부터 전년대비 중국인 입국자 수는 1년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업계는 이번 추가 허용으로 그간 한국에 올 수 없었던 유커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중국 3대 국영 여행사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들이 속속 등장했다.
한국행 단체관광이 전면적으로 풀리지는 않았지만 개별 여행객이 늘면서 침체기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인 입국자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8% 증가한 40만3413명으로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여행수지 적자폭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여행수지는 13억1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12억4480만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적자 규모다.
한은은 여행수지 적자폭 축소 원인을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분석했다. 3월 중국인 입국자수는 40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8000명 늘었다. 전월인 2월과 비교하면 16만8000명 많은 숫자다. 입국자수 증가율은 10.7%를 기록해 지난해 2월(11.2%)이후 13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금한령 조치가 일부 해제됐지만 광둥(廣東)성과 상하이(上海) 등 방한 관광객이 많은 지역은 여전히 배제됐다. 전세기·크루즈 운항, 롯데그룹 계열 면세점·호텔 이용, 온라인 모객 등도 금지돼 유커의 귀환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더팩트DB |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현대백화점의 경우 실질적인 매출 증가 효과를 봤다.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중국 노동절 프로모션’ 매출을 집계한 결과,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5% 신장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고객 매출 신장률(41.2%)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싼커가 많이 찾는 무역센터점의 경우 중국인 매출 신장률이 174.1%를 나타냈다.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관광객 덕에 객단가도 높아졌다. 노동절 기간 무역센터점을 방문한 중국인 고객수는 지난해 대비 48.4% 신장한 데 반해, 객단가는 72만 원으로 지난해 대비 81.7%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구매 단가가 큰 해외패션(142.3%), 럭셔리시계(92.7%) 등의 매출 호조세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장품(80.6%)과 식품(61.3%)의 매출 신장률보다 2배 가량 높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무역센터점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해 싼커 중에서도 구매력이 큰 중국인 고객이 많다”며 “무역센터점 주변의 코엑스, SM타운, 특급호텔 등 뛰어난 인프라도 개별 관광객이 몰리는 주요한 요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싼커(중국인 개인관광객)과 보따리상을 위주로 관광객들이 이어지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유통업계는 큰 손인 유커가 돌아와야 본격적으로 매출이 오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금한령 해제로 업계 내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면세점·백화점 등에서 소비력이 큰 유커가 돌아와야 예년과 같은 호황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유커의 귀환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금한령 조치가 해제된 우한이나 충칭은 비교적 방한 관광객이 적은 지역으로 광둥(廣東)성과 상하이(上海) 등 관광객이 많은 지역은 여전히 배제됐다. 전세기·크루즈 운항, 롯데그룹 계열 면세점·호텔 이용, 온라인 모객 등도 금지됐다. 또한 금한령 해제에 따른 관광상품 개발 등에도 수개월이 걸려 당장 ‘훈풍’이 불어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서서히 금한령을 풀어나가는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추가적인 해제 조치가 이뤄지고 본격적으로 관광상품이 개발되는 올해 하반기쯤 면세점·화장품 업계가 유커 유입에 따른 본격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