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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천차만별' 보험설계사 명칭…소비자는 '헷갈려'
입력: 2018.05.08 11:02 / 수정: 2018.05.08 11:02

보험사들이 각사 설계사를 부르는 명칭이 천차만별이라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보험사들이 각사 설계사를 부르는 명칭이 천차만별이라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FC·FP·RC 등 각양각색…취업준비생도 '혼란'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 가정주부 양 씨는 최근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여러 보험상품을 살펴보려고 했지만 '보험 설계사'를 직접 만나면 영업에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상담하기를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한 보험사에서 파이낸셜 플래너(Financial planner)라고 하기에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도 똑같이 그전에 만났던 보험 설계사와 다를 바가 없었다. 양 씨는 보험사마다 다른 명칭에 설계사가 대체 어떤 상품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김 씨는 한 '금융회사'에서 재무설계사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면접을 보러 가기 전까지만 해도 '재무설계'로 종합적인 금융 상품을 가지고 자산을 운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가서 설명을 들으니 결국 '보험 판매'를 해야 했다. 보험 상품도 금융 상품의 일부겠지만 여러 금융 상품을 다루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 결국 해당 회사에서 근무하기를 포기했다.

보험사들은 '보험 설계사'를 이르는 명칭을 각기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회사마다 영업 조직의 차별성을 강조할 뿐 아니라 설계사들이 '금융 전문가'처럼 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명칭들은 소비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금융 관련 직종에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호칭 탓에 지원 직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 혼선이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 다수는 설계사를 FC(Financial Consultant)'라고 부르고 있다. 재무에 대한 상담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보험설계사가 보험 판매뿐 아니라 금융 전반에 대한 정보 제공 등으로 재무 설계를 지원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신한생명 등이 설계사를 FC라고 부르고 있다.

그중 삼성생명은 설계사들을 세분화해서 더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기본적인 설계사는 FC지만 2030세대로 구성된 설계사들은 SFP(Special Financial Planner)라고 부르고,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설계사는 GFC(Group Financial Consultant)라고 부른다.

설계사를 FP(Financial Planner)로 부르는 곳도 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이 그렇다. 이 역시 의미는 재무설계사를 뜻하는 FC와 크게 다르지 않다.

손해보험사들은 대부분 RC(Risk Consultant)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사고나 상해를 주로 보장하는 손보사들의 특성에 이런 이름으로 불린다. 삼성화재, MG손해보험이 RC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는 대부분 재무(Financial)라는 단어를 활용한 명칭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 뿐 아니라 취업준비생들도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지 혼동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pixabay
보험설계사는 대부분 '재무(Financial)'라는 단어를 활용한 명칭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 뿐 아니라 취업준비생들도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지 혼동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pixabay

이외에도 더 다양한 이름들이 많다. 현대해상은 해당 보험사만의 브랜드를 활용해 '하이플래너'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롯데손해보험은 사명을 활용해 LC(Lotte Consultant)라고 부르고 있다. DB손해보험은 PA(Prime Agent), KB손해보험은 LC(Life Consultant) 등 다양한 이름의 설계사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 모든 명칭에 '보험'을 뜻하는 단어는 없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보험사 직원이 '재무 설계'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확히 어떤 상품을 소개할지, 정보를 제공할지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 양 씨는 "명칭들이 '재무(Financial)'를 사용한 게 가장 많은데 이런 이름을 들으면 보험만 팔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된다"며 "보험사들이 '설계사' 하면 영업사원이라고 생각할까 봐 약간 '꼼수'를 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보험 설계사들이 다양한 금융상품을 소개할 수 있긴 하지만 '보험 상품'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명칭에 사실을 명시하지 않아 혼란이 더욱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도 헷갈리게 한다. 취업준비생 김 씨는 "취업을 준비하다 보니 재무설계사와 보험설계사가 이제는 헷갈린다"며 "다양한 금융상품을 활용해 자금을 운용 하고 싶지만 대부분 '재무 설계사'가 보험 영업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계사의 명칭 또한 엄연히 회사의 직급을 부르는 호칭과 다를 바 없어 일괄적으로 규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소비자가 혼란스러울 수는 있지만 직급 체계 등은 회사의 가치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업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어 과하게 규제를 적용할 수는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영업에 대한 고객들의 반감이 있어 다양한 명칭을 사용하면서 여기에 전문성을 더하는 것"이라며 "'재무'라는 명칭을 활용해 고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계사 명칭이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어차피 상담 과정 등에 따라 보험영업을 할 때 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명칭을 일원화할 필요성은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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