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토론회 '문재인 정부의 1년을 말한다'를 개최한 가운데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4일 경실련 강당서 '문재인 정부의 1년을 말한다' 토론회…"개혁 물꼬 터야"
[더팩트|동숭동=고은결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 1년을 맞은 가운데 정부가 경제·일자리 분야의 혁신성장을 위해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1년 평가 토론회 '문재인 정부의 1년을 말한다'에 참석해 "일자리와 노동 정책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며 "다만 현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은 과거 정부주도형 육성정책과 금융지원 정책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개혁'을 통해 경제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박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개혁으로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민간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 향상,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임금 양극화 해소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올해 문재인 정부의 대기업 정책 방향 중 눈에 띄는 사안으로 ▲하반기 삼성과 현대차 등 7개 금산복합그룹에 대한 통합감독법 제정 ▲금융워원장의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처분 압박 ▲집중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포함한 상법 개정안 제출 ▲공정거래법제 개선 특별위원회 출범 등을 꼽았다. 그는 또 올해는 구체적인 재벌개혁 방안이 발표되고 있지만 실행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왼쪽)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토론회 '문재인 정부의 1년을 말한다'에 참석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평가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그는 금융통합법 입법이 무산되면 감독규정의 제정이 필요하고 보험업법 감독규제 개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자율적 해결로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행 상법 개정안에 독립적 사외이사 선출을 위한 방안이 빠졌고 지주회사 지정제도와 출자단계 개선도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최근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평가가 안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대차그룹이나 롯데그룹의 순환출자해소는 세습과정에서 전략적 선택일 뿐"이라며 "이런 개편을 통해 경제력 집중 해소나 황제경영은 해결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대기업 개혁에 대한 실행전략으로 박 교수는 "시행령이나 지침 개정을 통해 개혁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재벌개혁에 대한 구체적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결론적으로 더욱 '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사회적 약자 재산권의 실질적 보호를 위해 징벌적 배상과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해소에 힘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