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오전 9시 57분 서울 양천구 강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강서경찰서=이효균 기자 |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경찰 출석'…"심려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더팩트 | 강서경찰서=서재근 기자] 광고대행사 직원을 상대로 한 '갑질 논란'이 불거진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1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 서울강서경찰서에서 조현민 전 전무에 대한 경찰의 첫 소환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예정 시간 3시간 전부터 경찰서 앞에는 수십여 대의 카메라와 100여명에 달하는 기자들로 붐볐다.
조현민 전 전무는 예정된 출석 시간보다 3분 앞선 오전 9시 57분에 경찰서에 도착했다.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서 내린 조현민 전 전무는 수척해진 얼굴로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포토라인에 선 조현민 전 전무의 표정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죄송합니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꺼낸 그의 한마디는 1m도 채 안되는 거리에서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고 떨렸다.
'갑질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질 때도 그는 고개를 숙인채 "심려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답변만 남겼다. 이어 "피해자에게 유리컵을 던졌나" "총수일가 사퇴 여론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피해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 등 질문이 이어지자, 조현민 전 전무는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수초 동안 바닥만 쳐다보던 조현민 전 전무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만 남긴 채 청사 안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경찰은 이날 조현민 전 전무를 상대로 폭행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등과 관련해 사실관계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조현민 전 전무는 앞서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진행된 광고 관련 회의에서 회사 광고를 대행하는 A 업체와 회의 과정에서 해당 업체 광고팀장 B 씨가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와 관련한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B 씨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물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조현민 전 전무가 당시 회의 과정에서 B 씨 등을 향해 실제로 유리컵을 던졌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조현민 전 전무가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을 경우 특수폭행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조현민 전 전무는 '갑질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채 "심려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답변만 남겼다. |
이외에도 경찰은 조현민 전 전무가 폭언이나 폭행을 행사해 광고대행사의 업무를 중단시켰는지, 피해자들을 상대로 증거인멸 등을 위해 회유 또는 협박을 했는지 여부에 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조현민 전 전무는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조현아(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자매에 대해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손을 떼도록 조치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