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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서울문고 대금 늑장 지급에 협력 출판사 뿔났다, 왜?
입력: 2018.04.29 06:00 / 수정: 2018.04.29 08:11
유명 서점 브랜드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 측의 대금 지급 지연 논란이 출판업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풍문고는  지난달 서울문고  지분 50%를 인수하며 공동경영에 나선 상황이다. /고은결 기자
유명 서점 브랜드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 측의 대금 지급 지연 논란이 출판업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풍문고는 지난달 서울문고 지분 50%를 인수하며 공동경영에 나선 상황이다. /고은결 기자

서울문고 '소극적 소통'에 출판사 불만 커져…30일 로드맵 내놓을 듯

[더팩트|고은결 기자] 대형서점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출판사에 대금 지급을 상습적으로 지연한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출판사 측에 대금 지급 지연 사유를 정확히 공지하거나 향후 지급 일정을 알려주지 않아 출판사들의 속앓이가 계속 되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서울문고는 소형출판사 지급 지연뿐만 아니라 4월달 전체 지급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더팩트>에 "서울문고가 영풍문고와 공동 경영에 돌입했으니 서로 협의하는 과정에서 아직 매끄럽지 않은 것으로 안다.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라면서 "서울문고의 현재 재정상태 등을 고려해 현재 해법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서울문고의 대금 지급 지연이 상습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쏟아져나왔다. 한 소형 출판사 관계자는 "서울문고 측이 지난해 10월부터 대금 지급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반 년이 넘도록 대금 지급을 하기는 커녕 이와 관련한 설명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과거 1인 출판사를 운영했던 A씨는 "서울문고가 차일피일 대금 지급을 미뤄 현재 1인 출판사를 접은 상황에서도 돈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대금 지급과 관련해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다. 나같이 힘 없는 사람만 바보가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온라인 상의 출판 관련 카페에서도 이와 관련한 성토의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특히 업계에서는 서울문고 측이 대금 지급 지연과 관련해 출판사와의 소통에서 미흡했다고 지적한다

서울문고의 출판사에 대한 대금 지급 지연과 관련한 내용이 온라인 출판 관련 카페 상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카페 갈무리
서울문고의 출판사에 대한 '대금 지급 지연'과 관련한 내용이 온라인 출판 관련 카페 상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카페 갈무리

'자금 사정 악화' 서울문고, 영풍문고와 공동경영 처지

서울문고는 지난달 영풍문고에 지분을 50% 건네고 공동경영에 나선 상황이다. 앞서 영풍문고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서울문고 지분 27.78%를 취득했으며 영풍계열사인 씨케이가 서울문고 지분 22.22%를 매입함에 따라 영풍그룹이 서울문고 지분 50%를 가져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업계 1위 교보문고의 2016년 매출액은 5255억 원, 영풍문고와 서울문고는 2016년 각각 1333억 원과 11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영풍문고와 서울문고를 합치면(2503억 원) 교보문고의 절반에 그친다. 오프라인 영업점의 종이책 판매를 기준으로 교보문고의 시장 점유율은 63%, 영풍문고는 23%, 서울문고는 12%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영풍문고와 서울문고가 연합군을 형성하고 '1위' 교보문고에 대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경쟁이 불붙기도 전에 대금 지급 지연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되며, 건전한 출판 산업을 위해서는 이같은 우려를 먼저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최영일 영풍문고 대표는 지난 26일 출판사 관계자 150여명이 모인 행사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는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장본인인 서울문고 측 발언이 먼저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영풍문고 측은 서울문고 측의 대금 지급 지연이 자칫 자사의 책임으로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영풍문고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서울문고는 영풍문고자회사가 아니라 영풍그룹의 자회사가 돼 영풍문고가 지급 보증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결합 이후 회계감사 등을 통해 자금 사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어떤 출판사에 선결재가 돼야 할지 파악하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출판사와의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알아보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자금 결재 등에 대한 로드맵은 서울문고 측에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출판업계는 서울문고와 영풍문고 측이 협의를 통해 내놓을 대금 지급 지연 사태와 관련한 입장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고은결 기자
출판업계는 서울문고와 영풍문고 측이 협의를 통해 내놓을 '대금 지급 지연 사태'와 관련한 입장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고은결 기자

◆ '영풍문고도 나몰라라?'…출판업계 달래기 나서야

일각에서는 공동경영에 나선 영풍문고 측 책임도 어느정도 있는 상황에서 출판사 측에 신속·정확한 공지를 하지 않은 점은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풍문고 측이 실질적인 '자금줄'을 쥐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문고는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전자어음을 발행하고 있었는데 영풍문고가 투자를 결정을 하면서 돈이 유입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출판사 속앓이가 커지며 담장 밖으로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 영풍문고 연합군이 탄력을 받으려면 출판업계와의 관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각 출판사 입장에서는 서울문고처럼 '깜깜이 대응'을 하는 서점에 책을 안주는 식으로 대응할 수도 있지만 이것 역시 말처럼 쉽지는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서울문고 측 경영이 악화되면 결국 전체 출판산업에 악순환이 되는 것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서울문고 측의 성실한 답변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업계는 오는 30일 서울문고가 내놓을 로드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문고는 이날 대금 지급 지연 상황과 관련한 해법을 내놓을 전망이다. 한국출판인회의와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그동안 서울문고 측에 대금 지급 지연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해왔다"며 "서울문고와 영풍문고 간 협의를 통해 30일 관련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ke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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