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그룹들이 기업 경영의 책임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 해소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더팩트 DB |
주요 그룹 지난 1년 동안 순환출자 85% 해소 '책임·투명성 제고'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잇달아 책임경영과 투명성 제고를 내세우며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발표한 지난해 57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31개 포함)의 순환출자의 변동 현황 자료에 따르면 4월 20일 현재 6개 집단에서 모두 41개의 순환출자 고리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각 지정일(2017년 5월 1일 및 2017년 9월 1일) 당시 10개 집단에서 28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던 것과 비교하면 전체의 85%가 해소된 것이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는 지난해 5월 1일 지정 당시 모두 31개 집단 가운데 8개 집단이 93개 고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20일 현재 4개 집단에서 10개 고리가 남아 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롯데(67개)와 농협(2개), 대림(1개), 현대백화점(3개), 영풍(6개) 등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 재편에 나서며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나섰다.
삼성그룹 역시 지난 11일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904만 주(4.7%)를 전부 매각하며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형성·강화된 순환출자 고리(3개)를 해소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4월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순환출자 고리(1개)를 고리 내 지분을 제3자에게 전량(7.98%) 매각하는 방식으로 해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순환출자 현황 및 변동 내역' 자료에 따르면 4월 20일 현재 6개 집단에서 모두 41개의 순환출자 고리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대기업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 노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재계 서열 2위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28일 현대모비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로 이어지는 단순 구조로 전환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하는 지배구조 재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자산 10조 원 미만 공시 대상 기업집단(기타 공시 대상 기업집단)도 지난해 9월 1일 지정 당시 모두 26개 집단 가운데 2개 집단이 189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20일 현재 2개 집단에서 모두 31개의 고리만 남아 있다. 특히, SM그룹은 158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 노력은 그동안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관행에서 벗어나 경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특히, 이전에는 순환출자 해소가 고리 수의 감소였지만, 최근에는 소유·지배 구조 차원에서 기업집단의 구조적 변화를 수반하는 핵심 고리가 해소되거나 해소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