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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계산기 꺼낸 엘리엇 "현대차·모비스 합치고, 배당 늘려야"
입력: 2018.04.24 06:32 / 수정: 2018.04.24 06:32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23일 현대 가속화라는 별도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현대차그룹 경영구조 재편과 관련한 요구 사안을 담은 제안서를 공개했다. /더팩트 DB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23일 '현대 가속화'라는 별도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현대차그룹 경영구조 재편과 관련한 요구 사안을 담은 제안서를 공개했다. /더팩트 DB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주문한 엘리엇 속내 '실속 챙기기'?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최근 그룹 지배구조 재편안을 내놓은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을 향해 "기업경영구조가 개선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노골적으로 개입 의사를 드러냈다.

엘리엇은 23일 별도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현대차그룹 경영구조 재편과 관련한 요구 사안을 담은 제안서 '현대 가속화 제안'과 그룹 이사진에게 보내는 서신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4일 기습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출자구조 재편안에서 회사와 주주를 비롯한 이해 관계자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지 19일 만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인 것이다.

엘리엇은 제안서에서 "현대차그룹이 지분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인지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개편안에 대한 합리적인 경영상 이유와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갈 이익이 분명하지 않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는 것만으로는 경영구조가 개선됐다고 보기에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지배회사 체제'를 두고 실효성에 의문부호를 붙이며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지난 2015년 삼성과 엘리엇 간 공방전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현대모비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고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로 이어지는 단순 구조로 전환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재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3사를 투자 및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한 이후 투자 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로 만드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점치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본연의 경쟁력 유지 ▲대규모 인수합병(M&A) 계열사 공동 추진 ▲대주주의 사회적 책임 등을 강조하며 '지주회사 체제'가 아닌 '지배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공언했다.

반면 엘리엇 측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합병을 통해 만들어지는 지주회사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OEM)로 재탄생시킴으로써 현재의 복잡한 지분 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며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지배회사 체제의 실효성에 의문부호를 붙이며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엘리엇 제공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지배회사 체제'의 실효성에 의문부호를 붙이며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엘리엇 제공

아울러 엘리엇은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거듭 강조하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자사주 소각 및 주주배당금을 당기순이익의 40~50%까지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엘리엇 측의 이 같은 제안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주주로서의 이익을 챙기는 데 방향이 맞춰져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자사주 소각의 경우 회사가 보유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면 기존 주주들은 소각한 지분 비율만큼 주식 가치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난 2015년 삼성전자가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엘리엇 측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보통주를 1조500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별 지분율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한 엘리엇으로서는 두 회사가 자사주 소각에 나설 경우 보유 지분 가치 상승은 물론 그에 따른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속내가 '실속 차리기'에 있는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별도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무리한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등 최근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 합병 당시 소수의 지분으로 30조 원에 달하는 특별 배당 등을 요구했던 것과 똑 닮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엘리엇의 제안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앞서 발표한 출자구조 재편의 취지와 당위성을 지속해서 설명하고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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