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대규모 신규투자와 직접고용 계획을 내놓으며 정부가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놓은 '일자리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더팩트 DB |
재계, '직접고용·신규투자' 정부 '일자리 정책' 힘 싣기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 현대자동차, SK, LG그룹 등 국내 주요 그룹이 최근 잇달아 대규모 신규투자와 직접고용 계획을 내놓으며 정부가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놓은 '일자리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외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과감한 투자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정부 정책 기조에도 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일자리 창출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삼성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직원 수가 9만9784명으로 전년 대비 6584명이 늘었다. 이는 자산 5조 원 이상인 57개 대기업 집단 소속 계열사 338곳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서비스의 경우 최근 90여 개 협력업체 직원 8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고, 이들의 합법적인 노조 활동 보장을 골자로 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직접 채용 규모로는 단일 기업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협력사 직원들이 삼성전자서비스에 직접 고용되면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서비스의 질 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도 제고는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최근 90여 개 협력업체 직원 8000여 명을 직접 고용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
전례 없는 '통 큰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그간 자취를 감췄던 신규투자 방안이 하나둘씩 윤곽을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삼성은 무엇보다 대규모 신규투자를 비롯한 새로운 사업플랜을 구상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그러나 지난 2월 이 부회장의 복귀 이후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채용 계획안 역시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최근 대규모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2년까지 5년 동안 사회적기업 성장 단계별 지원,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 육성, 재취업 일자리 창출 모델 구축, 소상공인 창업 지원 등에 340억 원을 투자해 신규 일자리 3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사회적기업의 매출 증대 및 고용 창출에도 이바지하는 사회적 경제 활성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은 지난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3년 동안 80조 원을 투자해 2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
현대차그룹은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청년 일자리 창출은 물론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경력단절 여성층(신규 일자리 300개 창출)과 조기 은퇴한 50~60대 신중년층(신규 일자리 500개 창출)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회적기업과 상생, 협력을 통해 앞으로도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SK그룹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이다. 이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3년 동안 80조 원을 투자해 2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44%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기준 순이익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한 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그룹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사회성과인센티브 출범 때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사회성과인센티브를 받은 44개 사회적 기업의 경우 연평균 8%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각 기업의 일자리 규모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LG그룹은 약 4조 원을 투자해 조성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연 19만 명의 고용 창출과 30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
LG그룹의 일자리 창출도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LG그룹의 고용 규모는 모두 12만7601명으로 전년 대비 5360명이 늘면서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증가 폭을 보였다.
올해 역시 진행형이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강서 'LG사이언스파크' 개장식에서 "LG사이언스파크가 사람 중심의 혁신성장을 이루는 장이 되도록 사명감으로, 젊은 인재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미래형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우수한 연구자를 양성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LG가 약 4조 원을 투자해 건설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로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 부지에 건설된 20개 연구동으로 구성됐다. 연구동의 연면적은 111만여㎡로 회사 측은 연 19만 명의 고용 창출과 30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