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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시작부터 험난 카카오의 ‘택시 유료화’ 실험…수익성 ‘먹구름’
입력: 2018.04.16 00:01 / 수정: 2018.04.17 10:18

카카오모빌리티가 인공지능(AI) 유료호출 서비스 ‘스마트호출’에서 목적지 미공개 기능을 지난 13일 철회하면서 수익화 모델에 결국 실패했다. /더팩트DB
카카오모빌리티가 인공지능(AI) 유료호출 서비스 ‘스마트호출’에서 목적지 미공개 기능을 지난 13일 철회하면서 수익화 모델에 결국 실패했다. /더팩트DB

카카오택시 출시 3년 지났지만 수익화 모델 없어 ‘고심’

[더팩트│황원영 기자] 카카오택시 유료화에 속도를 내던 카카오가 유료호출 서비스의 핵심인 ‘목적지 미공개’를 결국 철회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택시기사의 ‘골라 태우기’를 막고자 목적지 미공개 기능을 도입한 지 사흘 만이다. 카카오택시 수익 모델로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던 ‘스마트호출’ 서비스가 사실상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카카오택시는 출범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수익화 모델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목적지 미공개’ 실적 저조로 결국 철회…시작부터 ‘삐거덕’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인공지능(AI) 유료호출 서비스 스마트호출에서 목적지 미공개 기능을 지난 13일 철회했다. 정부와 업계의 비판을 받았을 뿐 아니라 택시 기사들 호응도 적었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0일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호출이 무조건 가까운 위치에 있는 택시를 연결해줬다면 스마트호출은 거리, 과거 운행 패턴, 교통 상황을 분석해 택시를 호출한다. 승객은 서비스 이용료 1000원을 지불하면 응답 확률이 높은 택시기사에게 연결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택시기사가 장거리 승객을 골라 태우는 현상을 막기 위해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는 목적지 미공개 기능도 함께 도입했다.

애초 카카오는 스마트호출 이용료로 2000~3000원을 제시했다. 최대 5000원의 요금을 별도로 내면 인근의 빈 택시를 강제 배차하는 ‘즉시 배차’ 서비스도 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국이 카카오택시 유료화가 실질적인 택시요금 인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뜻을 밝혔다. 또한 호출 수수료를 주간 1000원 심야 2000원 범위에서만 허용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카카오는 ‘즉시 배차’ 서비스를 유보했고 호출비도 당초 예정했던 금액보다 낮게 책정했다.

아울러 유료 호출이 사실상 요금 인상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포인트제도 등의 대안을 도입했다. 승객이 스마트호출 이용료로 1000원을 내면 기사에게 우선 400포인트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기사는 승객 평가에서 만점(5점)을 받으면 100포인트를 더 받는다. 나머지 500포인트는 카카오가 수수료 명목으로 갖는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회사가 부담하는 세금과 결제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기사에게 60%가량이 분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호출로 기사들이 볼 수 있는 이익이 최대 500포인트에 그치면서 기대와 달리 업계의 외면을 받았다. 택시기사들은 500포인트를 받고자 목적지도 알 수 없는 승객을 태울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실제 서비스 개시 후 사흘 동안 스마트호출이 성사된 횟수는 카카오 예상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측은 “택시기사들이 스마트호출을 경험해보지 못해 콜에 응답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우선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목적지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목적지 미공개 기능을 철회하지만 스마트호출 서비스는 계속해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 카카오택시 호출서비스와 같이 골라 태우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추가비용 1000원을 더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서비스 차별화 없이 요금만 올렸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2015년 11월 카카오택시를 출시하고 2016년 기준 가입자 1150만명, 일평균 80만콜을 기록하는 ‘국민 콜택시 서비스’로 키워냈지만 마땅한 수익화 모델을 찾지 못했다. /더팩트DB
카카오는 2015년 11월 카카오택시를 출시하고 2016년 기준 가입자 1150만명, 일평균 80만콜을 기록하는 ‘국민 콜택시 서비스’로 키워냈지만 마땅한 수익화 모델을 찾지 못했다. /더팩트DB

◆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카카오택시 수익화 ‘난항’

카카오 역시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2015년 11월 카카오택시를 출시하고 2016년 기준 가입자 1150만명, 일평균 80만콜을 기록하는 ‘국민 콜택시 서비스’로 키워냈다. 올해 기준 일평균 125만콜에 달하는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지만, 유료화 모델은 찾지 못했다. 승차 공유 서비스로 수익화 모델을 찾으려 했으나 택시 업계의 반대로 여러 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호출 서비스로 카카오택시 유료화의 신호탄을 쐈으나 결국 실패한 것이다.

업계는 카카오가 당초 계획한 대로 스마트호출과 ‘즉시배차’ 기능을 도입할 경우 상당한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유료 서비스 수수료를 통한 연간 매출이 적게는 370억 원부터 크게는 2329억 원까지 엄청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유료서비스 이용률을 10%, 평균 유료 서비스 요금을 3000원으로 가정해도 연간 매출액이 1369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즉시배차’와 스마트호출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익화는 어렵게 됐다. 스마트호출은 계속해서 시행하지만 무료호출과 차별점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이 얼마나 이용할지는 미지수다. 카카오에서 선봉장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제대로 된 수익화 모델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조9724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9.2% 수준이다. 2014년 35%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후 2015년부터는 7~9%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네이버는 25~3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대형 플랫폼이라는 점을 믿고 충분한 준비와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카카오택시 유료화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결국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당장의 수익보다는 이용자와 택시기사를 고려한 다른 방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한 수익화 모델 창출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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