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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3세경영' 본격화…'오너 리스크' 부담 털까
입력: 2018.04.05 05:30 / 수정: 2018.04.05 05:30

국내 제약업계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해  주목된다. 사진 왼쪽부터 이상준 현대약품 사장, 허승범 삼일제약 사장, 유원상 유유제약 부사장,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 각사 제공
국내 제약업계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해 주목된다. 사진 왼쪽부터 이상준 현대약품 사장, 허승범 삼일제약 사장, 유원상 유유제약 부사장,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 각사 제공

일약약품 등 업계 '가업승계' 봇물…오너 3세 줄줄이 경영 전면에

[더팩트|고은결 기자] 오너가(家) 경영이 관행인 국내 제약업계에서 대형 업체와 중소 업체를 가릴 것 없이 '3세 경영체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업력이 반세기를 훌쩍 넘은 다수 제약사에서 세대교체가 본격화되자 업계에서는 3세 경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가족 경영 한계를 넘지 못해 '오너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성이 수반된 젊은 오너십에 대한 기대감도 큰 편이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수 제약사는 오너 3세 승진 인사를 단행하며 경영권 대물림을 위한 포석을 다지고 있다. 특히 내실 있는 경영 수업을 10년이 넘도록 받은 3세들이 눈에 띈다. 일양약품은 이달 승진 인사에서 정유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정 신임 부사장은 지난 1월 타계한 일양약품 창업주 고(故) 정형식 명예회장 손자이자 정도언 회장 아들이다. 그는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일양약품 마케팅담당 과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이후 약 10년간 재경·해외사업 업무를 담당하며 실무 능력을 쌓았다.

현대약품도 오랜 기간 경영 수업을 해온 이상준 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약품은 지난 2월 대표이사를 이한구 회장·김영학 사장에서 이상준 사장·김영학 사장으로 바꿔 오너 3세 이상준 사장 경영체제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현대약품 창업주 고 이규석 회장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 장남이다. 그는 동국대 독어독문학과와 미국 샌디에이고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2003년부터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2011년 현대약품 등기임원으로 선임되고 지난해 12월 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올해 들어 국내 제약사 중 일양약품, 현대약품 등이 승진 인사를 통해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했다. / 일양약품 제공
올해 들어 국내 제약사 중 일양약품, 현대약품 등이 승진 인사를 통해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했다. / 일양약품 제공

◆ 착실한 경영수업 혹은 초고속 승진…3세 경영시대 활짝

업력이 120년에 달하는 제약업체들도 창업 1세대와 2세대를 지나 3세의 고속 승진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보령제약그룹은 지난해 오너 3세 김정균 상무를 입사 3년 만에 초고속 승진시킨 바 있다. 동화약품은 오너 3세 윤도준 회장에 이어 오너 4세까지 입사 4년 만에 상무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섰다. 윤 회장 장남인 윤인호 상무는 동화약품 생활건강사업부를 맡아 일반의약품(OTC)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한다.

오너가(家) 일원의 '초고속 승진'은 혹독한 시험대를 통해 탁월한 경영능력을 검증해야 하는 시대적인 추세와 거리가 있다. 물론 이런 우려와 부담을 이겨내고 리더십을 입증한 사례도 적지 않다.

유유제약 오너 3세인 유원상 부사장은 지난 2008년 상무로 입사하며 경영 전선에 뛰어들었다. 유유제약은 유한양행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의 동생 고 유특한 회장이 1941년 유한무역주식회사로 설립했다. 유 부사장은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며 유유제약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창립 71주년인 삼일제약의 허승범 대표이사 사장도 30대 젊은 오너 3세로 보수적인 사업구조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너 3·4세 경영은 기업 성장 동력인 오너십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물론 오너 리스크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전문적인 경영수업을 받았다면 해박한 지식과 합리성을 갖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위 제약사 또한 3세 경영의 고삐를 바짝 쥐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 2016년 고 허채경 창업주 손자인 허은철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JW중외제약도 오너 3세 이경하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경하 회장은 창업주 고 이기석 회장 손자이자 이종호 명예회장 장남이다. 창업주 고 윤용구 회장이 1941년에 설립해 극동제약이 모태인 일동제약그룹을 이끄는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도 오너 3세다.

한편 '가업승계'가 보편적인 제약업계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 등 이점을 들어 전문경영인 체제를 채택한 곳도 있다. 특히 직업경영인으로서의 성과를 인정받은 이정치 일동홀딩스 회장,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김영주 종근당 대표 등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변 없이 연임에 성공했다.

ke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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