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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104년' 서울시금고 독점 끝나나…新 금고지기는 어디?
입력: 2018.03.20 14:18 / 수정: 2018.03.21 11:46

서울시가 이번 우리은행과의 시금고 약정 만료에 맞춰 복수금고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울시금고는 104년의 우리은행 독점 체제가 깨지게 됐다. /더팩트 DB
서울시가 이번 우리은행과의 시금고 약정 만료에 맞춰 복수금고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울시금고는 104년의 우리은행 독점 체제가 깨지게 됐다. /더팩트 DB

서울시, '복수 금고 결정'에 은행권 경쟁 '치열'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서울시금고를 여러 은행이 나눠 지키게 되면서 104년간 금고를 관리해온 우리은행의 독점이 깨지게 됐다. 시중 은행들은 32조 원의 예산을 관리하게 될 서울시 금고지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물밑 경쟁에 들어갔다.

19일 서울시는 현 시금고 은행인 우리은행과의 약정기간 만료에 맞춰 복수 시금고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특별회계 관리는 제1금고, 기금 관리는 제2금고에서 담당하도록 해서 시금고 운영의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경성부였던 1915년부터 조선경성은행(우리은행 전신)이 독점으로 금고를 맡아왔다. 지방자치단체 금고는 4년에 한 번씩 재입찰을 해야 한다. 그간 서울시금고를 두고 펼쳐진 수많은 입찰 경쟁에서 우리은행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금고지기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현재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단수 금고제를 운영하는 곳은 서울시가 유일하다. 이에 금융업계에서는 서울시에 복수 금고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왔다. 시금고 은행으로 선정되면 거액의 예치금을 확보하고 우량 고객 등을 신규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참여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요구에 따라 서울시는 복수 금고체제를 오랫동안 고민해오다 이번 공모부터 금고를 나누기로 했다. 시금고의 일반회계관리는 '은행'에서만 가능하지만 특별회계 및 기금관리는 은행 외의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일반·특별회계관리와 기금관리 금고를 나눠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의 금융회사에게도 시금고 운영의 문호를 열었다.

그간 복수 금고 체계 도입을 꾸준히 주장해 온 시중은행들은 32조 원이 걸린 서울시금고 경쟁에 뛰어들전망이다. /더팩트 DB
그간 복수 금고 체계 도입을 꾸준히 주장해 온 시중은행들은 32조 원이 걸린 서울시금고 경쟁에 뛰어들전망이다. /더팩트 DB

이에 따라 은행들이 본격적인 시금고 유치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처음으로 두개의 은행이 시금고로 선정되는 만큼 경쟁이 무척 치열할 것"이라면서 "은행들 사이에서 1·2금고를 두고 어느 곳에 입찰하느냐 하는 전략적인 눈치싸움도 빈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1금고는 오랫동안 금고지기를 맡아온 우리은행이 유리하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내놨다.

신한은행도 서울시금고 입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간 기관영업에 강세를 보여 온 만큼 가장 큰 금고인 서울시금고에도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한은행은 용산구금고 입찰을 따내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간 기관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 정비 등에 힘써 왔다"며 "서울시금고 입찰이 기관영업을 확대할 좋은 기회인 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최근 기관영업본부를 확대하며 적극적인 기관영업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관 영업 부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지만 최근 본부를 신설하며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서울시금고에 대해서 아직 확실한 입찰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참가는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이번에 서울시 시금고 입찰이 가능해진 농협, 신협 등의 진출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특히 농협은 지역에 밀착돼 접근성이 좋고, 지역과의 연계가 강해 지자체 금고 선정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아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서울시 입찰에 대해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입찰 참여가 시작되는) 4월 초쯤 명확하게 결정하게 될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104년동안 서울시금고를 지켜오던 우리은행은 최근 전자고지시스템 오류로 곤욕을 치렀다. 우리은행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서울시금고 입찰을 준비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104년동안 서울시금고를 지켜오던 우리은행은 최근 '전자고지시스템' 오류로 곤욕을 치렀다. 우리은행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서울시금고 입찰을 준비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우리은행은 갑작스러운 서울시 시금고 복수체제 도입에 더 바빠졌다. 일각에서는 복수 금고 운영 시행에 대해 지난번 우리은행의 세금고지서 오발송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6일 우리은행은 서울시 이택스(ETAX)와 연결된 전자고지시스템 오류로 하나의 고지서를 시민 76만 명에게 오발송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디지털 시스템 오류는 은행 잘못이 아니라 외주 업체에서 오발송을 한 것이며 시스템상 오류라던가 설비적 문제는 없다"며 "시금고 복수 운영도 서울시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 일 뿐 해당 오류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은행이 금고 입찰에 계속 참가해서 선정돼온 만큼 지금까지의 자금관리 노하우를 살려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특히 세수가 크고 항목이 많은데 이를 두 금고에서 나눠서 운영한다면 업무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과의 서울시금고의 약정 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이달 30일 참가희망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하고, 4월 25일부터 4일간 여타 금융기관의 제안서를 접수받는다.

변서영 서울시 재무과장은 "시 금고는 향후 4년간 서울시 자금을 경제적으로 관리하고, 서민을 위한 금융기능과 시민의 납세 편의를 증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특히 이번 지정 공모는 복수금고를 도입한 원년인 만큼 안정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우수한 금융기관들이 많이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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