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덕 대우전자 전략기획본부장(왼쪽부터)과 김재현 대유위니아 대표이사, 안중구 대우전자 대표이사, 박성관 대우전자 최고기술경영자, 조상호 대유그룹 부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소공동=이성락 기자 |
대유위니아·대우전자 "현대·기아차식 운영 방식 채택"
[더팩트ㅣ소공동=이성락 기자] "대유위니아의 이익 확대와 대우전자의 흑자 경영을 이뤄내겠다."(안중구 대우전자 대표이사)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의 '시너지 경영'이 가동됐다. 안 대표는 살림을 합친 뒤 가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경영 방침을 발표하면서 두 회사의 동반 성장을 자신했다. 합병은 없다. 한 지붕 두 살림 체제다. 현대·기아차처럼 독립적으로 운영하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구개발(R&D) 등 분야에서는 통합을 시도한다. 대유위니아는 대우전자의 해외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매를 증진한다는 목표를, 대우전자는 대유위니아의 국내 사업 역량을 통해 흑자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전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안 대표를 포함해 김재현 대유위니아 대표이사, 박성관 대우전자 최고기술경영자(CTO), 조상호 대유그룹 부사장, 안병덕 대우전자 전략기획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안 대표는 "딤채의 1등 유전자와 대우전자의 세계 시장 개척 유전자를 결합, 1등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 성장을 확대하겠다"고 제시했다. 김치냉장고 딤채는 대유위니아의 핵심 제품으로, 20년째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딤채에 대우전자가 가진 해외 유통망과 해외 시장 공략 노하우를 입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우전자는 14개 해외 판매 법인과 15개의 해외 지점·사무소 등 29개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북미와 중남미, 유럽, 중국 등 지역별 유통 채널 및 주요 거래선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톈진과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가지고 있다. 안 대표는 "특히 중남미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높고, 시장의 평가도 좋다"며 "대우전자는 대유위니아의 제품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중구 대우전자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소공동=이성락 기자 |
반대로 대우전자는 대유위니아의 국내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대우전자는 매출 75% 이상이 해외 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기반이 튼튼하지 않았다. 대유위니아는 해외보다 국내 사업 비중(매출 90% 이상)이 굉장히 높다. 대우전자는 대유위니아가 국내에 가지고 있는 전속판매점·백화점 등 국내 유통망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목표는 두 회사 모두 '이익'이다. 우선 대유위니아는 전년 대비 20%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매출 5026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대유위니아는 전년 대비 20%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아직 구체적인 목표는 설정하지 않은 상태다.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부분을 잘 검토해서 향후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전자는 올해 흑자 기반을 정착하고 다음 해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또 2020년 이후 국내외 시장에 상장(IPO)하겠다고 발표했다. 안 대표는 "원가 절감, 상품성 개선 및 역량 강화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을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영 정상화도 지속 추진한다. 이와 관련해 조 부사장은 "스마트저축은행 매각이 완료되는 8월 780억 원의 매각 자금 전부를 대우전자 정상화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조 부사장은 "영업과 제조는 현대·기아차처럼 양사가 독립적으로 분리 운영하고, R&D와 물류 등은 통합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며 "현대·기아차의 방식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합병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의 궁극적 목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국내 가전 3위 업체로 거듭나는 것이다. 안 대표는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가 한 가족이 되면서 제품 라인업 구성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브랜드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CTO는 "각사가 가진 유통망과 제품 개발 역량 등을 잘 융합한다면 업계 3위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