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임시주총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 구속된 이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의 첫 주주총회다. /잠실=임영무 기자 |
[더팩트│황원영 기자]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가 27일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6개 계열사 분할합병안을 통과 시켰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13일 구속된 이후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가 ‘경영 시험대’를 무사히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 주주들의 우려와 항의가 쏟아지면서 주총이 50분간 중단되는 등 난항을 겪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이날 오전 10시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 회의장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롯데상사, 롯데지알에스,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임시주총은 롯데지주 대표이사인 황 부회장이 주재했다.
이번 흡수합병안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새롭게 발생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고리를 등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모두 해소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규정을 충족시키기 위한 절차다.
롯데지주와 롯데상사, 롯데지알에스,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의 분할합병 안건이 통과되면서 롯데는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하게 됐다.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은 출석 주식 총수 대비 86.98%가 찬성해 통과됐다. 분할합병안 등 지배구조 개편 안건은 특별결의 사항이다. 의결권 있는 주주 3분의 2 이상이 주총에 참석해야 하고 발행 주식의 3분의 1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으나 롯데지주 6개 계열사에 대한 분할합병안은 무난히 통과됐다.
특히 총수 일가와 관계사 등으로 구성된 롯데지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의결권 기준으로 총 54.3%에 달해 안건 통과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주주들은 신 회장이 구속됐음에도 각 계열사 사업역량이 재평가 받을 만큼 큰 타격을 입었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상사, 롯데지알에스,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안이 통과되면서 지난 10월 지주회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하게 됐다./ 임영무 기자 |
신 회장이 구속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온 데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탈환을 노리고 있는 만큼 4% 대 지분을 보유한 일본 롯데가 반대할 가능성도 제기했으나 우려에 그쳤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6개 계열사 분할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신 전 부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은 0.2%에 불과해 이번 임시주총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역부족이었다.
단 37.1%를 차지하는 일반 주주들 사이에서는 신 회장 구속 이후 롯데지주 주가가 폭락한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롯데는 올해 초 7만 원을 상회했으나 신 회장 구속 직후인 지난 14일 전일 대비 6.0%나 폭락했다. 합병반대의사통지접수 기간 마지막 날인 26일 종가는 6만3900원으로 주식우선매수청구권 기준 가격인 6만3635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이날 주주들은 임시주총에 참석한 본인 출석자와 대리 출석자를 구분해 밝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분할합병 이사회 결의에 반대 의사 통지 건수도 밝혀달라고도 요구했다.
이번 주총이 무난하게 끝나면서 롯데는 신 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도 롯데지주 출범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황 부회장은 이날 “이번 분할합병은 주주와 국민에게 약속한 투명 경영을 위해 지주 내 모든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서 진행됐다”며 “(분할합병안 통과로 인해) 기본적으로 추구했던 투명성 확보와 지배구조의 거버넌스 확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