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항소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것에 대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삼성전자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의왕=이덕인 기자 |
이재용 석방…무디스 "삼성전자 신용도 긍정적"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350여 일 동안의 수감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 부회장의 석방이 삼성전자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6일 글로리아 취엔 무디스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이 최고경영진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다"며 "이 부회장의 복귀는 장기적인 전략기획과 최고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은 'A1', 등급전망은 '긍정적'을 유지했다.
지난해 8월 이재용 부회장이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때만 하더라도 무디스를 비롯한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삼성전자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흙빛 전망'을 내놨다.
무디스와 함께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 부재로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삼성전자의 주요 투자가 제동이 걸릴 경우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회사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P의 경우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로는 이 부회장의 공백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부회장의) 법정 공방이 길어지면서 장기간 리더십 부재로 이어질 경우 회사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인수합병(M&A) 등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정도 지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을 기점으로 그간 지지부진했던 삼성전자의 대규모 신규투자와 M&A 등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굵직한 경영 현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 이후 '이재용 체제'로 전환하면서 전자와 금융, 바이오 등 핵심 3대 신수종 사업을 중심축으로 신규투자와 M&A를 활발하게 진행해 왔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지난해 3월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 인수를 마지막으로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굵직한 경영 현안은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 이후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에 제2생산라인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부회장의 석방을 기점으로 신규투자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제2생산라인 건설 사업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견해지만, 이 부회장이 석방된 지 하루 만에 대규모 투자 계획이 수면에 오른 만큼 이 부회장이 일선에서 그간 제동이 걸린 '통 큰' 투자와 M&A 등 경영 현안 재정비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회사 내부 분위기도 전과는 다르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공백이 장기화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임직원들 사이에서 적지 않았다"며 "경영 복귀가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간 움츠러들었던 안팎의 분위기가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