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개인회사인 SDJ코퍼레이션은 투자 목적으로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 지분 1000만 주(지분율 55.1%)를 500억 원에 사들였다고 5일 공시했다. /더팩트 DB |
SDJ코퍼레이션,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 지분 55.1% 취득
[더팩트│황원영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리조트사업 시행사를 인수하면서 롯데그룹과 별개로 독자노선을 걷는다.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지난 2년여간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으나 신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개인회사인 SDJ코퍼레이션은 투자 목적으로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 지분 1000만 주(지분율 50%)를 500억 원에 사들였다고 5일 공시했다. 취득 예정일은 5월20일이다.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는 충북 증평군 에듀팜 사업 시행사다. 에듀팜 사업은 충북 증평군 도안면 연촌리 원남저수지 부지 303만㎡에 1594억 원을 투자해 복합연수시설, 힐링휴양촌, 농촌테마파크, 골프장 등을 세우는 것으로 지난해 12월 착공했다. 2020년 부분개장, 2022년 완전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가 1394억 원의 개발비를 내고 증평군·한국농어촌공사 등이 나머지 200억 원을 부담한다.
SDJ코퍼레이션이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 지분을 사들임에 따라 증평 에듀팜 사업을 통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DJ코퍼레이션이 직접 리조트를 운영하는 등 사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SDJ코퍼레이션은 “재무적 투자자로 지분참여를 했으며 경영권은 원용권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 대표이사가 전적으로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SDJ코퍼레이션은 지분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5월16일 5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신 전 부회장이 이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개인 사재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전망이다.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의 자본금은 1000억 원 수준이다.
신 전 부회장은 2년 넘게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위임장과 서명을 앞세워 신 총괄회장 대리 행사에 나섰지만 법원이 후견인을 법무법인 선으로 지정하면서 자격을 잃게 됐다.
게다가 신 회장이 지난해 10월 출범한 지주사 롯데지주를 통해 한국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고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으면서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그룹 역시 롯데지주를 출범하면서 “지주사 출범을 통해 경영권이 확고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도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지분 대부분을 정리해 지분관계로 보면 경영권 분쟁은 확고하게 결정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난 신 전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을 쏟았던 재계는 이번 인수를 두고 국내 사업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외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만큼 신 전 부회장 본인 사업을 벌여 국내에서 위치를 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업기반을 갖고 있지 않은 신 전 부회장이 개인 사업에 나선 것”이라며 “본인이 보유한 롯데 주요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매각한 만큼 실탄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