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이마트24 공격 행보에 편의점 '양강' CU·GS25 긴장 이유는
입력: 2018.01.30 05:00 / 수정: 2018.01.30 05:00

편의점 후발주자인 이마트24가 가파른 성장세로 업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편의점업계와 다른 상생형을 앞세워 공격 출점 기조를 이어가면서 선두업체인 BGF리테일의 CU편의점과 GS리테일의 GS25을 맹추격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편의점 후발주자인 이마트24가 가파른 성장세로 업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편의점업계와 다른 상생형을 앞세워 공격 출점 기조를 이어가면서 선두업체인 BGF리테일의 CU편의점과 GS리테일의 GS25을 맹추격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더팩트│안옥희 기자] 편의점 후발주자 이마트24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전폭 지원을 등에 업고 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마트(이마트), 백화점(신세계백화점), 복합쇼핑몰(스타필드) 등을 운영하는 유통 대기업 신세계는 편의점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외형 확대에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24는 리브랜딩, 상생행보, 공격 출점에 힘입어 2015년 1058개에 불과했던 점포수가 지난해 2653개로 늘어나 업계 4위 미니스톱(2462개)을 추월했다. 올해도 대규모 투자와 공격 출점을 예고하며 업계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마트24는 브랜드 파워 강화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한 기존 이마트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간판을 바꾸는 리브랜딩 작업을 최근 완료했다. 기존 편의점 업체와 달리 심야영업 규정이 없고 로열티 없이 상품공급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 리스크가 적다는 강점을 내세워 업계 4위로 도약한 이마트24는 선두업체들과 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맹추격 중이다.

이마트24는 지난달 처음으로 업계 상위그룹인 CU‧GS25‧세븐일레븐보다 많은 신규 점포를 내며 주목받았다. 이마트24가 지난달 115개 점포를 출점하는 동안 CU‧GS25은 각각 105개, 84개, 세븐일레븐은 60여개를 출점했다. 일각에선 이마트24가 머지 않아 3위 세븐일레븐은 거뜬히 제치고 양강구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이마트24, 다크호스 부상…숨고르기 돌입한 CU‧GS25 '초긴장'

그동안 치열한 출점 경쟁을 벌였던 편의점업계는 시장포화로 성장률이 급감하자 신규 출점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공세적 출점을 통한 양적 팽창을 지양하고 상품‧서비스 차별화, 특화매장 전략 등으로 개별 매장을 고매출 점포로 만드는 추세다.

반면 이마트24는 여전히 출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3無(무) 정책(24시간 영업‧로열티‧영업 위약금 無)', '페이백 제도(점포 상품 공급액의 1%를 가맹점주에게 환원)', '오픈 검증 제도(본사가 편의점을 직접 운영한 뒤 실적이 검증되는 시점에 가맹점으로 전환)' 등으로 상생형 편의점을 표방하는 이마트24는 수익 일부분을 로열티로 가져가는 CU‧GS25 등 기존 편의점 업체와 수익 배분 구조가 다르다. 일종의 상품공급점 형태로 점주들에게 로열티 대신 일정 금액의 월회비를 받고 있다. 매출 이익에 대한 배분이 없어 본사 입장에선 가맹점이 많을수록 유리하므로 이마트24의 출점 확대 전략은 숙명이라는 분석이다.

이마트24는 정용진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올해도 공격 출점을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편의점 사업에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0년까지 총 6000개로 규모를 키우고 흑자전환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0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해는 더 많은 17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점포를 4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후발주자의 가파른 성장세에 선발주자인 BGF리테일의 CU편의점과 GS리테일의 GS25는 점유율을 빼앗길까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편의점 '빅2'는 지난 3년간 공격적인 출점 경쟁을 벌여왔다. 지난해 말 기준 점포수 1만2503개로 CU가 1위, GS25가 1만2279개로 2위다. 빅2는 국내 편의점 점포수가 4만개에 육박하면서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올해부터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지자 올해 출점 경쟁보다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사업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었다.

유통대기업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에 공격 경영을 펼치면서 기존 업계와 차별화해 점유율을 빼앗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상위그룹의 견제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이마트24는 3無 정책(24시간 강제영업·로열티·영업 위약금 無)으로 가맹점주 비용부담을 최대한 낮춰 가맹점 숫자를 늘리고 특화매장, 무인점포 시스템 도입 등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유통대기업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에 공격 경영을 펼치면서 기존 업계와 차별화해 점유율을 빼앗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상위그룹의 견제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이마트24는 '3無 정책(24시간 강제영업·로열티·영업 위약금 無)'으로 가맹점주 비용부담을 최대한 낮춰 가맹점 숫자를 늘리고 특화매장, 무인점포 시스템 도입 등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문제는 선두업체들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상위 업체들이 최대 억대 규모의 상생안을 추진하고 있어 비용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H&B 사업 확대로 주력인 편의점 사업에서는 내실경영에 돌입했다. GS리테일은 편의점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나 H&B 사업인 GS왓슨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GS왓슨스가 지난해 영업손실 190억원 규모로 추산될 만큼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공격적인 출점과 리브랜딩 작업까지 추진 중이어서 올해도 적자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BGF리테일은 주력이 편의점이기 때문에 점유율 사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CU의 모객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전기차 충전소 도입, 은행과 제휴하는 등 상품‧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한 명의 점주가 두 곳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는 다점포 비율이 30%대로 가장 높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주 이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특성상 인건비 상승 부담이 불가피해 다점포 점주들을 중심으로 계약 해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편의점 '빅2', 매머드급 상생안 실효성 논란 '잡음'

편의점업계는 가맹점주 이탈 방지책의 일환으로 경쟁적으로 상생안을 내놓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한 가맹점 수익성 저하 우려가 커지면서 운영비용 지원 및 최저수입 보장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7월 GS25는 업계 최초로 상생안을 내놓으면서 가맹점주의 최저수입 보장금액으로 400억원을 직접 지원하고 심야시간 운영 점포 전기료 350억원, 매출 활성화 솔루션 구축에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어 11월 CU는 최저수입 보장금액을 350만원에서 470만원으로 늘리고 폐기지원금도 월 최대 30만원 지원하기로 했다. 전체적으로는 점포 운영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향후 5년간 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약속했다.

CU‧GS25의 억대 규모 상생안이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지원이 신규 점포에 치우쳐 있어 기존 점주에 대한 혜택이 미흡하고 점주들의 실질적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로열티 인하 등의 내용은 빠져있기 때문에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GS25는 상생안에서 자사만의 강점인 전액 반품제도 폐지를 공지해 점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CU는 상생안에 반대하는 일부 점주가 집단행동에 돌입하는 등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점주들은 상생안 협의과정에서 점주협의회가 점주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고 가맹본부인 CU와 '밀실 협상'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상생협약 폐기를 촉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CU본사와 점주협의회를 조사해 달라'는 글도 게시한 바 있다. 일부 본사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상생안을 반대하는 점주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진정성 논란까지 번졌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대부분 점주에게 상생안 동의서를 받았고 일부 점주의 문제제기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포화와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맞물리면서 기존 편의점업계는 점주 이탈을 방지할 상생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으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상생안 협의 과정에서 업계 1위인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본사 직원들이 한 익명 커뮤니티에 자사 상생안에 반대하는 일부 가맹점주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시장 포화와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맞물리면서 기존 편의점업계는 점주 이탈을 방지할 상생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으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상생안 협의 과정에서 업계 1위인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본사 직원들이 한 익명 커뮤니티에 자사 상생안에 반대하는 일부 가맹점주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이마트24 외연 확대에 상위업체 심기 불편…협회 비회원사 성장세 견제?

상생안을 둘러싸고 점주들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기존 편의점업계는 성장 둔화와 점주 이탈 우려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다크호스로 부상 중인 이마트24의 공격 경영 행보에 대해 기존 업계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CU‧GS25 등 주요 편의점 5개 사가 속해있는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지난해 7월 사세 확장을 예고한 당시 업계 5위 이마트24에 견제구를 날린 바 있다. 당시 이마트24는 외형 확대 드라이브를 걸며 외부 인력 수혈에 나섰다. 이마트24가 경력사원 3명을 채용한 것을 두고 한 편의점업체의 한 팀 전원을 채용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기존 편의점업계가 '무리한 경력직 채용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며 대응에 나선 것이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선 기존 편의점업계가 비회원사인 이마트24 견제를 본격화했다는 시각이 많다. 이마트24는 기존 업체와 수익 배분 구조가 다르고 24시간 운영 방침을 고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회에 가입하지 않았다.

점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다점포를 운영하는 점주들 중심으로 매각을 알리는 게시물이 지난해 말부터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포화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가맹점주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운영 부담을 줄여주고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하는 업체로 수요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고 말했다.

주요 편의점들의 상생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기존 점주들과 일부 마찰이 생기자 일각에선 점주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당장 계약을 해지하고 경쟁사로 옮겨가는 움직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점주들 의사는 가맹본부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ahnoh0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