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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LS그룹 '65세 룰', '53년생' 구자열 회장도 해당되나
입력: 2018.01.25 05:00 / 수정: 2018.01.25 05:00

LS그룹은 사촌 경영을 하는 회사로 현재 구자열(작은 사진 왼쪽)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은 차기 LS그룹 회장으로 꼽히고 있다. /더팩트 DB
LS그룹은 '사촌 경영'을 하는 회사로 현재 구자열(작은 사진 왼쪽)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은 차기 LS그룹 회장으로 꼽히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재계 16위 LS그룹은 '사촌 경영'으로 유명한 대기업 집단이다. 직계 아닌 사촌이 공동경영으로 이끄는 LS그룹은 그동안 경영권 관련 갈등이나 잡음이 들린 적이 없다. 이를 지탱하는 근간에는 LS가의 독특한 룰(기준)이 자리잡고 있어서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로 '65세 룰'이다. 그룹 측은 '65세 룰'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한때 재계 일각에서는 전임 회장인 구자홍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 상황을 상기하면서 최고 경영자가 65세 이후에 현역에서 은퇴한다는 게 LS가의 암묵적인 룰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최근 LS그룹의 이 '65세 룰'이 재계안팎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어 주목된다. 현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올해 딱 그 나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1953년생인 구자열 회장은 오는 3월 2일 만 65세가 된다. 차기 승계자에게 그룹 대권을 넘겨줄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시기이다. 물론 '65세 룰'이 명문화돼 있고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LS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65세 룰'은 전문 경영인에게 해당되는 것"이라며 그룹 회장거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한다.

◆ '사촌경영' LS그룹, '65세 룰' 사실인가

LS그룹은 고(故) 구태회·평회·두회 삼형제가 LG그룹에서 분리할 당시 사이 좋은 사촌경영을 약속했다. 1세대의 약속에 따라 2세대에게도 그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LS家(가) 2세 중에 가장 먼저 LS그룹 회장에 오른 인물은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홍(72) LS니꼬동제련 회장으로 2004년 1월부터 10년간 그룹을 이끌었다. 그 뒤를 이어 구자열 회장이 현재까지 6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65세 룰'을 적용한다면 구자열 회장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사촌 형인 구자홍 회장보다 4년가량 빨리 회장직을 내려놓게 된다. 하지만 구자열 회장은 그룹 리더십 및 사촌 형제 경영인과의 나이 차이 등을 감안할때 그럴 소지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

LS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그룹 회장직의 '65세 룰'과 관련, "LS그룹 내 '65세 룰'이 있다는 것은 허구다. 구자홍 회장이 10년가량 회장을 맡았고 현재 구자열 회장의 임기도 10년이다. 구자열 회장이 지난 2013년 회장에 올랐기 때문에 임기 만료는 아마도 2023년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65세 룰'은 전문 경영인들에게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구자열 회장은 이제 임기의 절반을 채웠다. 차기 회장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그룹내 일반적인 정서다. LS가에서 '65세 룰'이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런 소문이 나온 배경은 구자홍 회장의 발언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자홍 회장은 2003년 LG그룹에서 독립하고 2012년까지 약 10년 동안 LS그룹을 이끈 뒤 경영일선에 물러났다. 구자홍 회장이 처음 회장을 맡을 때 만 65세가 지나면 그룹 총수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약속을 했고 이를 지켰다. 그러면서 '65세 룰'이 회자된 것이다.

당시 구자홍 회장이 경영권을 넘기려고 하자 구자열 회장은 "구자홍 회장의 능력과 나이로 볼 때 그룹을 더 맡아야 한다"며 회장직을 거절했다. 구자홍 회장은 사촌동생의 부탁을 거절하다가 거듭된 요청으로 회장직을 '아름답게' 1년 더 맡았다.

◆ 구자열 회장 다음은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 '기정사실'

LS그룹에 따르면 2013년 1월에 회장에 취임한 구자열 회장의 임기가 5년 남아 있어 차기 회장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하지만 LS그룹의 경우 고 구태회·평회·두회 삼형제 자제가 순서대로 회장직에 오르기 때문에 차기 회장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 있다.

LS그룹 관계자는 구자열 회장 다음으로 구자은(54) LS엠트론 부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구자은 부회장은 LS그룹 2세 오너 일가 경영인들 가운데 가장 젊다. 구자열 회장의 임기를 고려하면 구자은 부회장은 59~60세에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구자은 부회장은 LS지주회사 지분 3.87%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LS 오너가에서 가장 많다. 구자은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이유는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외아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구자은 부회장은 LG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해 LS전선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트랙터, 농기계, 전자부품 등을 제조하는 LS엠트론의 대표이사다.

구자은 부회장은 지난해 북미와 중국 등에서 농기계 수출을 늘리는 성과를 보였다. 2017년 상반기 LS엠트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농기계 수출을 29.4% 늘렸다. 작년 한 해 약 3만 대의 트랙터를 생산해 매출 5835억 원, 영업이익 197억 원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08년 농기계 사업부를 독립한 이후 매출 3배, 영업이익은 8배 성장한 수치다.

한편, 재계에서는 LS그룹의 공동경영은 3세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 구본혁(41) LS니꼬동제련 부사장은 2011년 12월 사촌들 중 가장 먼저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또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 구본규(39) LS산전 전무는 2007년 LS전선에 입사한 뒤 2011년 LS산전으로 옮겨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또 구자열 회장의 장남 구동휘(36) LS산전 상무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IB본부에서 경력을 쌓다가 2013년 LS산전으로 옮겼다.

장자 승계 원칙으로 볼 때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구자홍 회장의 장남인 구본웅(39) 포메이션8 대표가 LS가 3세 가운데 서열이 가장 높다. 구본웅 대표는 LS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벤처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결국 그룹에 들어올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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