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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행운 가득’ 럭키박스, 알고 보니 꼼수 판매…소비자 불만 증폭
입력: 2018.01.15 13:15 / 수정: 2018.01.15 13:15

럭키박스를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 역시 소비자들을 기만한 ‘한정판 럭키박스’ 이벤트로 뭇매를 맞고 있다. 이케아가 지난달 판매한 럭키박스는 잘 팔리지 않는 떨이상품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심지어 낱개 구매 가격이 럭키박스 구매 가격보다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DB
럭키박스를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 역시 소비자들을 기만한 ‘한정판 럭키박스’ 이벤트로 뭇매를 맞고 있다. 이케아가 지난달 판매한 럭키박스는 잘 팔리지 않는 떨이상품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심지어 낱개 구매 가격이 럭키박스 구매 가격보다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DB

[더팩트│황원영 기자] 유통업계가 자사 상품을 무작위로 담아 판매하는 이른바 ‘럭키박스’ 이벤트를 인기리에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를 우롱하는 사례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가 소비자들을 기만한 이벤트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럭키박스 마케팅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 김 모 씨는 지난달 4일부터 24일까지 이케아코리아가 판매한 럭키박스를 구매했다. 당시 이케아는 한정판매로 ‘한정판 럭키박스’ 70개를 판매했다. 당초 럭키박스 한 상자 당 3만5100원에 판매했으나 20% 할인가인 2만8100원으로 가격을 낮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김 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제품으로 구성됐다는 홍보 문구에 구매욕이 생겼다.

하지만 럭키박스를 뜯어본 김 씨는 크게 실망했다. 이미 특가로 재고떨이 중인 스템프펜, 인형 등이 들어있었고 한정판이라는 마케팅과 달리 특별한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럭키박스에 들어 있는 네 가지 제품 가격을 모두 더해본 결과 2만7100원으로 럭키박스 구매가인 2만8100원보다 1000원 가량 저렴했다. 럭키박스 특별가라는 이케아의 마케팅이 꼼수로 밝혀진 것이다.

김 씨는 “럭키박스를 구매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니 ‘소비자가 봉이다’, ‘이케아에 낚였다’는 말들이 나왔다”며 “기존 할인상품으로 꾸려놓은 어린이 럭키박스를 행사하는 척 더 비싸게 팔아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불쾌감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소비자 박 모씨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해매다 진행하는 럭키백 행사에 올해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7년부터 텀블러, 머그잔, 음료 쿠폰 등을 무작위로 담은 럭키백을 꾸준히 판매해왔다.

하지만 비인기 상품을 묶어 재고떨이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온데다 럭키백 판매 가격도 지속적으로 올라 10년 사이 두 배로 뛰었다. 2007년 럭키백 판매가격은 2만8000원이었으나 지난해와 올해에는 5만5000원에 판매됐다.

박 씨는 “5만5000원이나 주고 소비자들에게 팔리지 않았던 상품을 사고 싶진 않다”며 “그간 사 온 럭키백에서 마음에 들었던 제품은 거의 없다. 스타벅스 마케팅에 속아 넘어가는 기분이라 차라리 내가 사고 싶은 제품을 돈 주고 사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럭키박스는 가격이 제각각인 제품을 무작위로 박스에 담아 판매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본인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순 없지만 보통 구매한 금액 이상의 가지를 가진 제품이 들어있다는 마케팅에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잘 선택하면 ‘대박’ 상품을 기대할 수 있고 뽑는 재미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7년부터 텀블러, 머그잔, 음료 쿠폰 등을 무작위로 담은 럭키백을 판매해왔으나 재고떨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사진은 소비자들이 스타벅스 럭키백을 사기 위해 줄을 선 모습. /더팩트DB
스타벅스는 지난 2007년부터 텀블러, 머그잔, 음료 쿠폰 등을 무작위로 담은 럭키백을 판매해왔으나 재고떨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사진은 소비자들이 스타벅스 럭키백을 사기 위해 줄을 선 모습. /더팩트DB

럭키박스를 판매하는 업체 역시 재고 상품 처리, 마케팅 효과, 소비자 트래픽 증가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럭키박스 인기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럭키박스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몰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럭키(행운)라는 말과 달리 소비자 피해 사례도 나날이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의 럭키박스 판매와 관련한 소비자 상담 건수가 꾸준히 늘었다. 2015년 40건에 불과했던 상담 건수는 2016년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한 6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1분기에만 22건의 럭키박스 소비자 피해 상담요청이 접수됐다.

일부 업체는 럭키박스에 담긴 상품 중 일부 고가 상품만 노출하거나 소비자들의 불만이 담긴 후기는 공개하지 않는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결제한 가격에 비해 품질이 현저히 낮은 물건이 배송되는 경우도 생긴다.

실제 앞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숍 이니스프리는 럭키박스인 ‘이니박스’를 한정판매한지 3일 만에 반품 처리한 바 있다. 당시 이니스프리는 최소 7만 원에서 최대 10만 원 상당의 제품이 들어있는 럭키박스를 판매했으나 7만 원에 턱없이 부족한 제품 구성으로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상품 역시 팔리지 않는 재고상품과 판매하지 않고 있는 샘플 등으로 이뤄져 불만이 쏟아졌다.

인터파크의 경우 앞서 도서를 5만 원 이상 구매할 경우 한정판 선물박스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였으나 빈 박스를 보내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게다가 업체들은 럭키박스 상품 특성상 택배 상자를 열면 반품이나 환불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럭키박스를 둘러싼 피해 사례가 늘어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관련 업체 3곳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럭키박스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더불유비, 우주그룹, 트랜드메카 등 3개 통신판매사업자는 광고와 달리 일부 브랜드 제품만 럭키박스에 넣어 판매했고 소비자들의 불만족 이용 후기를 누락하거나 허위 후기를 게시했다. 공정위는 소비자를 기만해 피해를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제재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소비자들의 사행 심리를 이용한 럭키박스 마케팅이 소비자들 기만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며 피해를 막기 위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럭키박스를 판매하는 업체의 경우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럭키박스 안에 실제 들어있는 상품들의 정확한 정보를 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소비자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므로 소비자 역시 제품 환불 교환 여부를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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