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친환경 자동차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역시 국내외 브랜드에서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한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아차 니로. /더팩트 DB |
지난해 친환경차 규모 전년 대비 41.6% 성장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격세지감이다. 수입자동차로 대변됐던 디젤 엔진 시대가 저물어가고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앞세운 친환경 자동차는 지난해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엔 국내, 수입자동차 업계 모두 적지 않은 친환경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14일 국내 완성차 업계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한 국내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9만748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6만8826대보다 약 41.6% 늘어난 수치다. 친환경차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85.9%를 차지했고, 전기차(수소전기차 포함)는 1만3724대가 팔리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1만대 판매량을 넘어섰다.
업체별로 보면 국내 완성차업계 '맏형'인 현대·기아자동차가 무려 72.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3만6423대(37.4%), 기아차가 3만4597대(35.5%)를 판매했다. 수입차가 2만3011대(23.6%), 르노삼성자동차 2705대(2.8%), 한국지엠이 623대(0.6%)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모델은 2만3647명의 소비자를 찾아간 기아차 니로다. 지난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섰다. 뒤를 이어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1만8491대), 아이오닉 시리즈(1만2399대)가 이름을 올렸다. 수입자동차에서 '하이브리드 명가' 렉서스의 볼륨 모델인 ES 7627대로 가장 많이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국내 수입자 시장에선 렉서스 볼륨 모델인 ES300h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렉서스 홈페이지 캡처 |
하이브리드 모델 등 친환경차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린 디젤 차량은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과거 높은 연비를 무기로 한국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독일산 디젤 모델은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팔린 수입 경유차는 모두 10만9929대로 전년(2016년-12만2279대)와 비교해 16.9%나 하락했다. 약 65%의 성장률(1만6716대→2만3011대)을 보인 친환경차와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친환경차로 무장한 일본 브랜드가 전년과 비교해 9.5% 성장했고, 디젤 엔진으로 대변되는 옥일 브랜드는 4.1% 마이너스의 길을 걸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클린 디젤'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사회 기조가 친환경차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정부 역시 디젤이나 미세먼지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부담스럽고 완충 모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수급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볼트EV를 올해엔 전년 대비 10배에 가까운 6000대 이상을 들여올 계획이다. /한국지엠 제공 |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선 다양한 친환경차 출시가 기다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차세대 수소차인 넥쏘를 3월에 출시할 예정이고, 상반기엔 코나EV를 내놓을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하반기에 니로EV와 쏘울EV 후속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지엠에서 지난해 수급에 차질을 빚었던 볼트 EV의 물량을 지난해 10배 수준을 들여올 계획이다. 수입자동차 브랜드 역시 BMW는 i3, 메르세데스-벤츠에선 더뉴C350e와 더뉴GLC350e가 무술년을 누빌 계획이다. 재규어와 닛산에선 각각 I-페이스와 리프도 한국 시장에서 공개된다.
무술년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지난해를 넘어 역대급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있지만, 큰 폭의 성장까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부터 정부 보조금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하이브리드차는 10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전기차는 14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줄었다.
자동차 업계 안팎에선 '올해 친환경차 규모는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친환경차 보조금이 줄어든 만큼 성장 폭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