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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궐련형 전자담배 '릴' 출시와 동시에 전용 연초(핏) 가격 인상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KT&G가 15일부터 핏 가격을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한다. /KT&G 제공 |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한국필립모리스에 이어 KT&G마저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 연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세금 인상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었던 지난해 11월 출시 행사 때부터 "당분간 가격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동결'을 외쳤지만, 무술년 시작과 함께 가격 인상을 발표해 일부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아이코스'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문을 연 한국필립모리스가 가장 먼저 전용 담배 가격 인상을 추진했고, 뒤이어 '글로'를 출시한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고(이하 BAT) 코리아는 아직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출시 초기에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릴'. 가격 인상에 대해선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KT&G가 불과 4개월 만에 행보를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KT&G는 9일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릴'의 전용 담배인 '핏' 제품 소비자 가격을 15일부터 기존 4300원에서 4500원으로 2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내에선 '예상했던 결과'라고 보고 있지만, 인상 시기에 대해선 '이렇게 빠르게 인상 대열에 합류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번 결정은 세금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KT&G 측의 설명이다. KT&G 관계자는 "1000원 이상의 제세부담금 인상폭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물가 상승과 국가 경제 악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제세부담금 가운데 지난해 개별소비세를 시작으로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그리고 국민건강증진부담금까지 일반 담배의 89% 수준까지 인상됐다. 이로써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모든 세금은 기존 1739원에서 1247원 오른 약 2986원이 됐다. 4300원짜리 제품에서 약 69%가 세금이 된 셈이다. 출시 업체로선 가격 인상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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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G는 "향후 시장 상황을 봐서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현재로선 당분간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최근 국회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을 급격하게 추진하면서 불가피하게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하지만, 출시 이후 꾸준히 "현재로선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타사(한국필립모리스, BAT 코리아)와 다르게 비교적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왔던 KT&G였기에 릴 소비자들로선 일종의 배신감을 느낄 수 있는 행보이다.
실제로 한 릴 소비자는 "지난해부터 언론을 통해 들은 소식에 따르면 KT&G는 가격 인상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가격 인상 소식을 듣게 돼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KT&G 관계자는 11일 <더팩트>에 릴 가격 인상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이 인상됐다. 기존과 비교해 1500원(1247원) 가까이 세금이 오르면서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비자들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최소한의 폭으로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사실 KT&G는 외부에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못 박은 적은 없다. '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공격적으로 임하겠다', '향후 변동이 있을 순 있으나 현재로선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던 것이 조금은 와전된 것 같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저희가 폭리를 취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며 세금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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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선발 주자'인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해 12월 아이코스 전용 연초인 히츠 가격을 200원 인상했고, 지난해 8월 '글로'를 출시한 BAT 코리아는 가격 인상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한국필립모리스, BAT 코리아 제공 |
KT&G 측의 입장을 정리해보면 '릴' 출시 때부터 전용 연초인 '핏'의 가격 인상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은 따로 없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이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화됐고, 제품 가격의 70%에 가까운 세금이 매겨지면서 불가피하게 인상을 결정했다. 다만, 세금 인상분(1247원)의 약 16% 수준(200원)만 인상에 반영하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릴은 사전판매 이틀 만에 1만 대가 완판됐고, 이후 한 달여 만에 5만 대가 팔리는 등 흡연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편의점에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KT&G는 '예상을 뛰어넘는 고객들의 호응에 계속해서 공급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8월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를 출시한 BAT 코리아는 아직까지 전용 담배(네오스틱) 인상에 대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 BAT 코리아 관계자는 <더팩트>에 "가격 인상 여부에 관해서는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논의 중에 있다. 현재로선 가격 동결과 인상 가능성 모두 50%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글로의 전용 연초인 네오스틱 소비자 가격은 4300원으로 핏의 가격이 인상되는 15일부터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최저가에 판매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