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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수 GS리테일 대표, '돈 먹는 하마' H&B 사업 밀어주기 왜?
입력: 2018.01.04 05:11 / 수정: 2018.01.04 05:11

허연수 GS리테일 대표가 주력 사업인 편의점 부문과 신성장동력인 H&B 사업의 부진 속에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더팩트DB
허연수 GS리테일 대표가 주력 사업인 편의점 부문과 신성장동력인 H&B 사업의 부진 속에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더팩트DB

허연수 대표, 주력 'GS25' 실적 부진 속 신성장동력 'GS왓슨스'에 공격 투자

[더팩트│안옥희 기자] GS그룹의 3세 경영인인 허연수 대표이사가 이끄는 GS리테일이 주력 사업인 편의점부문(GS25)과 신 성장동력으로 삼은 H&B(헬스 앤 뷰티 스토어) 사업(GS왓슨스)의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2015년 말 허승조 전 부회장의 후임으로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경영 전면에 나선 허연수 대표는 지난해까지 편의점 점포 확대와 함께 과감한 투자 전략으로 공격 경영을 펼쳐왔다. 그 결과 업계 1위인 BGF리테일의 편의점CU와 점포수 격차를 줄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취임 이후 주력 사업의 부진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왓슨스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허연수 대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22% 줄었다. 3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데 이어 4분기도 10%가량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편의점 부문의 부진 때문이다. GS리테일의 편의점 실적 의존도는 지난해 1~3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76.1%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지만, 이 부문의 성장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허연수 대표가 지난해부터 신성장동력인 H&B 스토어(GS왓슨스)에는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주목된다. GS리테일은 지난해 국내 왓슨스 운영사인 왓슨스코리아를 흡수합병한 이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신규 점포 수를 대폭 늘리는 등 GS왓슨스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허연수 대표(사진)가 지난해부터 신성장동력인 H&B 스토어(GS왓슨스)에 전폭 지원하고 있어 주목된다. GS왓슨스는 수년 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더팩트DB
허연수 대표(사진)가 지난해부터 신성장동력인 H&B 스토어(GS왓슨스)에 전폭 지원하고 있어 주목된다. GS왓슨스는 수년 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더팩트DB

문제는 올해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점이다. 편의점 사업은 출점 경쟁 심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편의점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기 위한 상생안을 내놓은 만큼 GS리테일이 올해부터 부담해야할 비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GS리테일은 가맹점주들의 손익보전을 위해 5년 동안 9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상생 지원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 2위인 왓슨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원 확충, 브랜드명 교체 작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공격 경영으로 2016년 말 128개였던 왓슨스 점포 수는 1년 새 60여개 증가해 현재 180여개에 이른다. 왓슨스 전국 단위 점포 개발을 위한 전담 인력도 대폭 늘려 지난해 기준 20명에 이른다. 이는 점포 950여개로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올리브영(14명)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왓슨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브랜드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사내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새 이름 후보인 '랄라블라(LALAVLA)'를 지난해 11월 특허청에 상표 등록했으나, 공식적으로는 브랜드명 변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브랜드명 변경 검토 과정 중에 있고 아직 확정 상태가 아니어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는 향후 GS리테일이 그동안 주력했던 편의점 출점을 줄이고 왓슨스 출점 확대 등을 통해 H&B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편의점 영업을 책임져온 팀장 등 현장 인력을 무더기로 내보낸 것과 관련 편의점 사업 축소, '왓슨스 밀어주기'의 일환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왓슨스는 기존 합자회사에서 흡수합병한 만큼 인력이 더 충원돼야하는 부분이 있었고 그동안 점포 수가 워낙 적어서 신규 출점을 적극적으로 하다 보니 H&B 사업이 부각되는 것 같다"며 "어느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보다 편의점, 슈퍼마켓, H&B스토어 모두 주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부문 부진 속에서 신성장동력인 H&B 스토어(GS왓슨스)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국내 왓슨스 운영사인 왓슨스코리아를 흡수합병한 이후 GS왓슨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신규 점포 수를 대폭 늘리고 전담 인력을 확충, 브랜드명 교체를 추진하며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더팩트 DB
GS리테일은 편의점 부문 부진 속에서 신성장동력인 H&B 스토어(GS왓슨스)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국내 왓슨스 운영사인 왓슨스코리아를 흡수합병한 이후 GS왓슨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신규 점포 수를 대폭 늘리고 전담 인력을 확충, 브랜드명 교체를 추진하며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더팩트 DB

업계 관계자는 "왓슨스 매장당 투자 설치 비용은 5억~6억원 수준으로 매장 증가에 따라 당분간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180여개 매장 수로는 턱 없이 부족하고 최소 400개는 돼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브랜드명을 변경한다면 매장 수를 고려할 때 간판교체에만 2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GS리테일은 왓슨스로 업계 1위 올리브영을 잡고 3위 롭스의 맹추격을 견제한다는 방침이지만,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을 따라 잡으려면 신규 출점을 더 늘려야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허연수 대표의 전폭 지원에도 불구하고 왓슨스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왓슨스가 투자 대비 효용이 떨어지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가능성도 대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왓슨스코리아는 최근 3년간 총 197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평균 65억 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2012년 21억 원, 2013년 99억 원, 2014년 67억 원, 2015년 61억 원, 2016년 69억 원에 이어 지난해 역시 약 13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점유율도 2014년 13%에서 지난해 9.6%로 떨어지는 등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옅어지고 있다.

허연수 대표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H&B 업계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단 시일 내 왓슨스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H&B 스토어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20%의 고성장세가 예상되면서 유통 대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신세계가 영국의 프리미엄 브랜드 '부츠(Boots)'와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매장으로 H&B 사업에 뛰어들고 편의점 업계도 화장품을 팔기 시작하면서 경쟁이 극심해졌다. 업계에선 허연수 대표가 신성장동력인 H&B 사업을 통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연수 대표의 H&B 사업 투자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왓슨스는 작년에도 역대 최다 출점을 했고 올해도 그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신규 출점을 강화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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