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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경제인들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건배를 하고 있다./코엑스=임영무 기자 |
경제계 신년인사회, 재계 주요 인사들 불참
[더팩트ㅣ코엑스=이성로·안옥희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제계 최대 행사인 신년인사회는 썰렁하기만 했다. 정유년엔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에 시달렸고, 무술년 행사엔 문재인 대통령 불참 선언에 이어 전날 열린 청와대 신년인사회 탓에 5대그룹 총수들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주요 기업인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 활성화를 다짐하는 자리였지만, 재계 주요 인사들이 불참하며 비교적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8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경제계를 비롯해 정·관계, 노동계,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주요 인사 1300여 명이 자리를 빛냈지만, 재계 5대그룹 총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와병과 '최순실 게이트' 재판으로 인해 총수 부재에 시달리고 있고 삼성은 윤부근 삼성전자 CR담당 부회장이 그룹을 대표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신년인사회에 참가했던 현대자동차와 SK그룹은 각각 정진행 사장, 김준 SK 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총수를 대신했다. LG는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구본준 부회장이 참석했고, 경영 비리로 재판중인 롯데는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이 신동빈 회장을 대신했다.
총수를 대신해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은 최근 그룹에 불거진 논란에 대해선 말을 최대한 아꼈다. 최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독대 논란이 불거진 SK그룹 측은 최태원 회장의 불참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에 "아무래도 행사에 나오지 않는게 맞지 않나"라고 말끝을 흐렸다. 구본준 부회장은 최근 불거진 구본무 회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괜찮으세요"라고 짧게 대답하고 발걸음을 옮겼고,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중소기업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이외 대기업 인사로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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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황각규(위부터) 롯데지주 사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손경식 CJ 회장은 취재진에게 밝은 얼굴로 새해 인사와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코엑스=이성로 기자 |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은 취재진에게 새해 인사와 당찬 포부를 밝혔다. '경영 비리'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롯데를 대표해 행사에 참석한 황각규 사장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밝은 얼굴로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며 인사를 건넸다. 최근 연이은 경제사절단 제외에 이어 '정경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재진에 밝은 얼굴로 "경제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손경식 CJ 회장 역시 새해 목표를 묻는 말에 밝은 미소를 지으며 답을 대신했다.
'최순실 게이트'의 후폭풍이 거셌던 지난해보다 더 한적한 경제계 연례 최대 행사였다. 지난해 주요 기업들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를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일부는 압수수색을 받았고, 총수들은 청문회에 출두하기도 했다. 당시, 국정 조사와 특검 등 정경유착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총수들은 언론 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1년 뒤. 무술년엔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행사 규모가 작아졌다. 문 대통령은 전날(2일) 청와대가 주최하는 신년 인사회에 4대그룹 대표를 초청하는 대신에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 불참하기로 했다. 전날 문 대통령과 함께 자리했던 주요 대기업 총수들(정의선 부회장, 최태원 회장) 역시 불참을 선언하며 '김빠진 경제계 최대 행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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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대한상의 의장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새해 덕담을 하고 있다./코엑스=임영무 기자 |
이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는 한국 경제의 자랑이자 커다란 성취"라며 "기술의 혁신뿐만 아니라, 생각과 행동, 그리고 기업 운영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것만이 미래 성장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정부와 국회에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제도와 정책은 기업들이 많은 일들을 새롭게 벌일 수 있게 설계해주면 좋겠다"며 "정부 차원에서 개선할 수 있는 규제들을 찾아 바꿔 주신다는 최근 발표를 반갑게 생각한다"며 "기업들은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보다 솔선하는 한 해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1월 첫째 주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주요 기업인을 비롯해 정부 각료, 국회의원, 사회단체·학계·언론계 대표 등이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규모 행사다. 경제인들은 매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이자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통과나 규제 완화를 정부와 정치권에 요청하는 연례행사이다.
◆ 2018 경제계 신년인사회 황각규 사장, 권오준 회장, 손경식 회장 인터뷰 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