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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년, 달라질 삼성①] 이재용 부회장 법정 발언에 숨은 '단초'
입력: 2018.01.02 05:00 / 수정: 2018.01.02 10:1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삼성이 사상 처음 총수 부재 상태로 무술년 새해를 맞이한 가운데 올 한 해 삼성의 달라질 변화에 재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삼성이 사상 처음 총수 부재 상태로 무술년 새해를 맞이한 가운데 올 한 해 삼성의 '달라질' 변화에 재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재계 서열 1위 삼성은 지난 2017년 한 해 말 그대로 '격변의 1년'을 보냈다.

2017년 2월 회사 창립 79년 만에 총수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이후 지난해 4월부터 '새 리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무실이 아닌 구치소와 법정을 오가는 사이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은 자취를 감췄다. 일부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입에서 '잃어버린 1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그나마 반도체 호황을 발판 삼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마다 최다 실적을 갈아치우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는 과거에 뿌린 씨앗을 수확하는 '예고된 호실적'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최고의사결정자의 부재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삼성이 사상 처음 총수 부재 상태로 무술년 새해를 맞이한 가운데 재계의 눈과 귀는 올 한 해 삼성이 구상하는 '플랜 B'에 쏠리고 있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모든 신경이 쏠려 있다."

올해 사업 구상과 전망을 묻는 질문에 삼성 고위 고위관계자들이 내놓는 공통된 대답이다.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의 탄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지만, 경영 정점에서 새로운 경영 전략을 진두지휘할 '지휘자'가 없는 상황이 지속하면서 내부 긴장만 고조되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이 밝힌 속내다.

안갯속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법정 내 발언에서 삼성의 변화를 점칠 수 있는 단초를 찾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구속 직전까지 그룹의 얼굴을 자처하며 글로벌 실력자들과 만나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미래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고, 이미 그의 부재에 따른 '경영 정체'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이 머릿속에 그리는 경영 로드맵과 동떨어진 변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법정 발언 가운데 회사 경영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 '전문경영인(CEO)'과 '계열사별 자율경영'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1심 51회차 재판 당시 "전자, IT 분야를 제외한 각 계열사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의사를 표현할 만큼의 지식도, 자신도 없었기 때문에 각사 사장들을 믿고 일을 잘 처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룹 내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 지었다.

이 부회장은 평소에도 각 계열사 CEO들과 미전실 수뇌부들의 협의를 거친 사안에 관해서는 단순한 의견 제시를 하는 것 외에는 관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임원에 올랐을 때를 제외하고 구속 전까지 삼성 서초사옥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열렸던 '수요 사장단회의'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단행한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에 김기남 사장을, IT·모바일(IM)부문장과 소비자 가전(CE)부문장에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과 김현석 영상 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왼쪽부터)을 각각 임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단행한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에 김기남 사장을, IT·모바일(IM)부문장과 소비자 가전(CE)부문장에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과 김현석 영상 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왼쪽부터)을 각각 임명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단행한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에서도 이 부회장의 이 같은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에 김기남 사장을, CE부문장과 IM부문장에 김현석 VD사업부 사장과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을 각각 임명하며 기존 권오현·윤부근·신종균 '3인 체제'를 각 분야 최고 실력자로 평가받는 '뉴 3인 체제'로 교체했다. 그러면서도 CEO로서 회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권오현 회장과 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을 각각 승진자 명단에 포함하고 경영 노하우를 후배 양성에 활용하도록 했다.

때문에 올 한 해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문의 신성장동력 발굴, 연구개발(R&D) 투자를 비롯한 사업전략 구상은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 등 부문별 CEO는 물론 계열사별 CEO, 새로 신설된 '사업지원 TF'의 유기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시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 결과가 어떻게 내려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경영 정체를 겪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 역시 현실이다"며 "지난해 단행된 정기 인사에서 주요 사업부분의 수장을 맡게 된 50대 전문경영인들의 리더십이 삼성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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