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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시민 목숨까지 앗아간 크레인 사고, 왜 끊이지 않나?
입력: 2017.12.29 00:00 / 수정: 2017.12.29 00:00

28일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철거 현장에서 5톤급 굴삭기를 들어 올리던 70톤급 타워크레인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장병문 기자
28일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철거 현장에서 5톤급 굴삭기를 들어 올리던 70톤급 타워크레인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장병문 기자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최근 작업 중에 타워크레인이 무너져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잇따른 사고로 '하늘 위의 흉기'로 불리는 타워크레인이 근로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에도 위협을 주고 있어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28일 오전 9시40분쯤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철거 현장에서 5톤급 굴삭기를 들어 올리던 70톤급 타워크레인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시민 한 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다.

강서경찰서와 강서소방서에 따르면 사고를 낸 크레인이 왕복 8차선 도로 위에 신호대기 중이던 650번 시내버스를 그대로 덮쳐 50대 여성 승객이 목숨을 잃고 15명이 다쳤다. 경찰은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크레인에 결합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19일 평택시 칠원동의 GS건설 자이 더 익스프레스 3차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파손돼 근로자 한 명이 사망한 지 9일 만에 또 발생한 크레인 사고다. 특히 12월에 들어 4번째 사고다. 지난 9일에는 인천 중구 오피스텔 공사장에서 크레인 사고로 1명이 다쳤고, 같은 날 경기 용인 물류센터 신축공사장에서는 타워크레인이 전도하면서 3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크레인에 결합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
경찰은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크레인에 결합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

타워크레인노조에 따르면 올해 타워크레인 사고로 숨진 건설 노동자는 19명, 부상자는 46명에 달한다.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정부는 지난달 16일 크레인 안전검사를 강화하는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내놨지만 이후로도 노동자 4명이 숨지고 이날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잇따른 크레인 사고의 원인으로 노후화된 장비를 꼽는 목소리가 있다. 국토교통부의 건설기계 등록 현황 기준에 따르면 국내 등록된 타워크레인은 총 6074대로 이 가운데 연식 10년 이상~15년 미만이 1141대(18.8%), 15년 이상~20년 미만 286대(4.7%), 20년 이상 1268대(20.9%)다.

20년 이상된 장비는 폐기하는 것이 원칙인데 5대 중 1대가 건설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국내 등록된 타워크레인 제조국은 국산이 43%, 수입이 57%를 차지한다. 수입 크레인 중 중국산이 1344대로 가장 많다.

한 타워크레인 관계자는 "중국산 중고 크레인의 경우 제작 일자보다 연식이 더 오래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경기도 평택 GS건설 자이 더 익스프레스 3차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붕괴돼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제공
지난 18일 경기도 평택 GS건설 자이 더 익스프레스 3차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붕괴돼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제공

복잡하게 얽힌 하청구조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9일 용인 물류센터 타워크레인 붕괴사고 땐 시공사가 타워크레인 설치·운영하는 A기업에 하청을 맡겼다. 이어 A기업은 타워크레인 소유 업체 B회사에 크레인을 빌려, C업체에 조립을 맡겼다. 이렇게 복잡한 하청구조에서 체계적인 안전교육이나 관리가 어렵다고 크레인 종사자들은 말하고 있다.

정부의 허술한 관리 감독도 크레인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8일 5명의 사상자를 낸 평택 타워크레인은 불과 8일 전 안전점검에서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안전점검 직후 사고가 발생해 형식적인 조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정부의 위탁을 받은 민간업체가 안전 검사를 진행했는데 합격비율은 95%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크레인협회 관계자는 <더팩트>에 "크레인 사고는 공사 현장마다 그 원인이 다른데 각 단체마다 사고 책임을 미루는 모습이다. 더이상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현장 관계자들의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 공사 기간에 쫓겨 '빨리 빨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하고 안전에 대한 교육도 철저히 받아야 한다. 조종사들은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보수교육(기술자격 취득자에게 5년마다 기술·기능 및 자질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보충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장비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그에 맞춰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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