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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히츠 200원 인상' PM, 소비자 '잡고' 경쟁사는'아쉽고'
입력: 2017.12.21 05:00 / 수정: 2017.12.21 05:00
한국필립모리스가 지난 15일 최근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에 아이코스 전용 담배인 히츠의 가격을 2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인상폭은 최소 수준이라는 평가다.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한국필립모리스가 지난 15일 최근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에 아이코스 전용 담배인 히츠의 가격을 2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인상폭은 최소 수준이라는 평가다.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한국필립모리스가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전용 연초인 '히츠' 가격을 200원 인상했다. 최근 국회에서 진행된 세금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또, 업계에서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인상 금액인 200원은 예상 세금 인상분(1247원)의 16% 수준에 그쳐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데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지난 15일 한국필립모리스는 "20일부터 아이코스의 전용 담배 제품인 히츠의 소비자 가격을 현행 갑당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인상된 세금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될 것이고,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한 업체들 역시 비슷한 시기에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국필립모리스는 한 발 짝 먼저 움직였다. 인상 발표 시기는 약 한 달 빨랐고, 인상폭은 최소 수준에 그쳤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소비자를 생각한 결정이다"고 밝혔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는 "세금 인상이 서민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국회와 정부의 강력한 협조 요청을 감안해 종합적인 검토를 거친 끝에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위해 일반 궐련담배에서 아이코스로 전환하고자 하는 성인 흡연자들의 선택권을 해치지 않는 가격 수준을 고심했다"고 덧붙였다.

발 빠른 가격 인상 단행에 대해선 "소비자 혼란과 시장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을 하루빨리 잠재워서 사재기나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한 결정이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전 취재했던 아이코스 흡연자 대부분은 최소 5000원까진 히츠를 계속 피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이탈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팩트 DB
가격 인상 전 취재했던 아이코스 흡연자 대부분은 "최소 5000원까진 히츠를 계속 피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이탈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팩트 DB

한국필립모리스가 히츠의 인상 가격을 최소화하면서 BAT 코리아나 KT&G는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인상된 가격(4500원)은 일반 연초와 같아 흡연자들이 느끼는 거부감이 최소화됐기 때문이다. <더팩트> 취재 결과 대부분 아이코스 흡연자들은 "5000원까진 '히츠'를 계속 피우겠다"라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이탈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사전판매를 시작으로 가장 먼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한 아이코스가 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가운데 경쟁 업체 입장에선 이번 세금 인상이 판도를 뒤엎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지난 8월 글로를 내놓은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이하 BAT 코리아)는 "가격 인상에 대해선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가격이 유지될 수도 있고, 인상될 수도 있다. 가능성은 반반이다"고 말하고 있고, 가장 늦게 시장에 진출한 KT&G는 일찌감치 "당분간 가격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두 업체 모두 '가격 인상'을 못 박지 않고 시장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내심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혹시나' 기대할 수 있었던 '반사 이익'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덜했던 BAT 코리아나, 아이코스와 호환 흡연이 가능한 릴을 내놓은 KT&G로선 이번 히츠의 최소 인상 폭이 아쉬울 법한 상황이다. 반대로 한국필립모리스로선 '최소 인상'으로 세금 인상에 따른 데미지를 최소화하게 됐다.

한국필립모리스가 히츠 인상폭을 최소한으로 가져가면서 경쟁 업체들은 혹시나 기대할 수 있었던 반사이익은 누릴 수 없게 됐다. /BAT 코리아, KT&G 제공
한국필립모리스가 히츠 인상폭을 최소한으로 가져가면서 경쟁 업체들은 혹시나 기대할 수 있었던 반사이익은 누릴 수 없게 됐다. /BAT 코리아, KT&G 제공

그렇다면 세금 인상분의 20%도 안 되는 최소 인상 폭은 도대체 어떻게 결정된 것일까.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더팩트>에 "정부쪽에서 세금 인상이 서민 부담에 전가되지 않도록 협조 요청이 있었고, '덜 해롭고, 연기 없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흡연자들의 선택권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최소한의 인상폭을 결정했다"며 "현재 예상되고 있는 세금 인상분(약 1247원)과 인상 금액의 차이에 대해선 분명 부담이 되지만, 히츠의 국내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현재 일반 궐련을 생산하고 있는 경남 양산공장을 증축하고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히츠를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히츠의 첫 국내생산은 내년 2분기가 될 전망이다. 이로써 히츠 수입에 따른 수입 관세나 항공 운임료 등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히츠의 국내 생산이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현재 국회에선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모든 세금을 일반담배의 89% 수준으로 인상을 진행하고 있다. 개별소비세(126원→529원)를 시작으로 담배소비세(528원→897원), 지방교육세(232원→395원) 인상이 사실상 확정됐다. 여기에 계류 중인 국민건강증진부담금(담배부담금)까지 일반담배(841원)의 89% 수준(750원)까지 오른다면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모든 세금은 현행 1739원에서 1247원 오른 2986원이 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예상 세금 인상분이 1247원인 상황에서 히츠의 가격은 단 200원 올렸다. 표면적인 손실만 1047원이지만, 히츠의 국내 생산을 통해 데미지를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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