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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 원조 웅진 윤석금, 코웨이 재인수 추진…지각변동 오나?
입력: 2017.12.20 10:43 / 수정: 2017.12.20 13:57

19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지분 26.8%를 재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더팩트DB
19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지분 26.8%를 재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더팩트DB

웅진 내년 1월 2일 경업금지 해제…생활가전사업 진출 준비

[더팩트│황원영 기자] 5년 전 법정관리로 알짜 계열사인 '코웨이'를 매각했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절치부심으로 재인수에 나선다. 웅진그룹은 그간 정수기 사업에서 쌓아왔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렌탈 비즈니스 시초인 웅진그룹이 다시 코웨이 인수에 나서면서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MBK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코웨이 지분 인수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애초 웅진은 새로운 정수기 렌탈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 사업전략과 법인설립 등 모든 절차를 검토해왔다. 하지만 사업성과 경제성 등을 고려해 코웨이 재인수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웅진이 인수하려는 코웨이 지분은 26.8%다.

웅진은 재무 자문사로 삼성증권을, 법률 자문사로는 법무법인 세종을 각각 선정하고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웅진그룹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제 3의 매수자가 있어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경업금지가 풀리는 내년 초를 기점으로 생활가전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별도 법인 설립 후 새롭게 시작하는 방안과 코웨이 인수를 추진하는 방안 중 경제성과 사업성을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가격이나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 내에서는 최근 3개월간 코웨이 주가가 10만 원 안팎을 기록한 점을 들어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가치가 2조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 관계자는 "인수금액이 시장 예상가에 맞는 적정 수준일 경우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금 회장은 정수기 렌탈 사업과 코디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다. 윤 회장은 1989년 한국코웨이를 설립해 정수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8년 외환위기를 맞으며 적자로 돌아서자 윤 회장은 정수기 판매에서 렌탈로 방향을 전환했다. 100만 원대 정수기를 월 3만 원대에 빌려 사용한다는 새로운 개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정수기를 관리해주는 코디서비스도 함께 도입하면서 렌탈사업을 시작한 그 해 영업이익 30억 원을 냈다. 이듬해에는 영업이익이 64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웅진은 코웨이 인수와 관련해 별도 법인 설립 후 새롭게 시작하는 방안과 코웨이 인수를 추진하는 방안 중 경제성과 사업성을 보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더팩트 DB
웅진은 코웨이 인수와 관련해 "별도 법인 설립 후 새롭게 시작하는 방안과 코웨이 인수를 추진하는 방안 중 경제성과 사업성을 보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더팩트 DB

하지만 2012년 극동건설을 무리하게 확장하던 웅진그룹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웅진은 1억4000만 원의 회생 채무 변제를 위해 그룹 내 알짜배기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이듬해 1월 사모펀드 회사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웅진식품, 웅진케미칼도 각각 한앤컴퍼니, 도레이케미칼에 넘겼다. 이를 통해 회생 채무를 대부분 상환할 수 있었으나 그룹 성장을 주도한 정수기 사업을 매각했다는 사실은 윤 회장에게 '아픈 가시'로 남아 있었다.

특히, 매각 당시 웅진은 향후 5년간 국내 정수기 사업과 코웨이 법인이 있는 해외국가(미국,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을 하지 않겠다는 '경업(競業)금지' 조항을 맺었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 올해까지 정수기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업금지 기간이 내년 1월 2일에 끝남에 따라 웅진은 다시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됐다. 업계는 웅진이 코웨이를 다시 가져올 경우 다시 한 번 재도약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웅진이 쌓아왔던 영업, 서비스. 제품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웅진은 이미 2015년 6월 웅진에버스카이라는 터키법인을 설립하고 터키 현지에서 정수기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터키는 코웨이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해외 지역으로 경업금지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터키는 국내 1990년대 생활수준과 비슷한 반면 렌탈 서비스는 도입돼 있지 않아 성공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터키 사업은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웅진에버스카이는 2분기 정수기판매 실적이 전 분기 대비 41% 성장하며 한국식 렌털 시스템을 터키에 안착시켰다. 이에 힘입어 웅진은 올해 기존 주력 판매거점인 이스탄불에 이어 이즈미르, 부르사, 앙카라 등 사업장을 세 개 추가했다. 웅진은 향후 5년 내에 터키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은 정수기 4종, 비데 1종이다.

웅진그룹은 채무 상환을 통해 2014년 2월 기업회생 절차에서도 벗어났다. 2022년까지 변제해야 하는 기업회생채무 1조4000억 원 중 1조3744억 원도 갚아 채무 대부분을 상환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27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웅진은 우선 코웨이 인수에 집중하는 한편 생활가전 렌털사업 신규 진출 가능성도 열어두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미 정수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청호나이스, SK매직, LG전자 등은 웅진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정수기 시장은 코웨이가 40% 이상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SK매직, LG전자, 쿠쿠전자 등이 경쟁을 펼치며 나머지 60%에 대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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