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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임병용 GS건설 사장의 '클린경쟁', 그때그때 달라요
입력: 2017.12.14 06:37 / 수정: 2017.12.14 17:42
지난 9월 클린경쟁을 선언한 GS건설이 최근 수원 영통2구역 재건축 사업 제안서에 이사비를 지원하겠다는 조항을 넣어 뒷말을 남기고 있다. 사진은 임병용 GS건설 사장. /더팩트 DB
지난 9월 '클린경쟁'을 선언한 GS건설이 최근 수원 영통2구역 재건축 사업 제안서에 이사비를 지원하겠다는 조항을 넣어 뒷말을 남기고 있다. 사진은 임병용 GS건설 사장.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도시정비사업에서 클린경쟁을 천명하고 나섰던 임병용 GS건설 사장이 최근 경기도 수원의 한 재건축 아파트 수주를 위해 이사비를 지원해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GS건설은 경쟁업체의 비리까지 조사하며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수원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영통2구역(매탄주공4·5단지)' 시공권 수주 경쟁에서 건설사들의 고액 이사비 제안이 등장했다.

매탄주공4·5단지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사업 제안서에 가구당 이사비 1000만 원을 무상지원하겠다고 제안했고, 롯데건설은 이사비 500만 원을 무상 지원하고 500만 원은 대여하겠다는 내용을 제안서에 담았다.

국토교통부가 재건축 수주 비리를 막기 위해 개선안을 마련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건설사들이 또 무상 이사비 카드를 꺼낸 것이다.

앞서 국토부는 이르면 이달말 재건축사업 입찰 단계에서 건설사가 시공과 관련 없는 이사비, 이주비 등을 제안할 수 없도록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제도를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의 제도개선 기간을 틈타 이사비로 조합원들의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업계 관행을 여전히 버리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GS건설은 혼탁한 재건축 시장을 바로잡겠다며 클린 선언문까지 발표했지만, 이를 무색하게 이사비 지원에 동참한 것이다.

GS건설은 지난 9월 과열된 도시정비사업의 질서 회복을 위해 '클린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단돈 5000원의 사소한 식사나 선물 제공 금지, 호텔 등 비용이 순수한 홍보목적에 맞지 않는 과다한 장소 금지, 과도한 방문·전화 금지, 사회적 상식에 반하는 마케팅 및 음성적 조건 제시 금지 등을 담았다.

GS건설의 클린선언문 발표 배경에는 과도한 이사비가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GS건설은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놓고 현대건설과 맞붙었다. 현대건설은 조합원들에게 7000만 원의 이사비를 제공하겠다는 밝히자 GS건설은 이를 두고 위법 소지가 있다며 공방을 벌였다. GS건설은 이사비 대신 주택 품질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GS건설은 현대건설에 밀려 '반포주공1단지' 시공권을 가져오지 못했지만 이후 강남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이사비 지원 없는 클린 경쟁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송파 잠실 '미성·크로바'와 서초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불법 매도 시도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를 자체 운영했다. GS건설은 신고센터를 통해 경쟁업체의 25건의 금품·향응 제공한 증거를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그 결과 '미성·크로바'와 서초 '한신4지구' 수주전에서 GS건설과 맞붙었던 롯데건설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GS건설은 송파 잠실 미성·크로바와 서초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불법 매도 시도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를 자체 운영하면서 경쟁업체의 비리 증거를 수집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GS건설 홍보물이 부착된 모습. /더팩트 DB
GS건설은 송파 잠실 '미성·크로바'와 서초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불법 매도 시도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를 자체 운영하면서 경쟁업체의 비리 증거를 수집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GS건설 홍보물이 부착된 모습. /더팩트 DB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이사비 지원 등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안을 하지 않은 GS건설에 볼멘소리를 냈고, 경쟁업체들은 GS건설과 맞붙으면 고소·고발로 번질 수 있다는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GS건설의 '클린 경쟁'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면도 있다. 조합원을 만나기 위해서는 식사라도 대접해야 하는데 GS건설의 클린 선언은 자사의 영업활동에 스스로 제동을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수주 땐 컨소시엄으로 함께 일하는 파트너이기도 한데 뒷조사까지 하며 견제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주요 건설사 대표들은 서로 왕래가 잦은데 최근 임병용 사장과는 껄끄럽다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어려운 영업활동에도 임병용 사장은 '클린 경쟁'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사업비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엉뚱한 곳에 돈을 쏟아붓지 않고 주택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임병용 사장의 방침은 박수받기 충분했다.

하지만 매탄주공4·5단지 조합에 이사비를 제공하겠다고 나서면서 임병용 사장과 GS건설의 이중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조합의 입찰 지침서에 1000만 원 이내의 이사비 제안이 있어 이를 따른 것이다. 이사비 지급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조합의 요구로 이사비를 지급하겠다는 방침인데 결국 재건축 시장의 과열을 부추기는데 동참한 꼴이다. 불과 석 달 전 '수주에 실패하더라도 영업 과열을 막고 질서를 회복시키겠다'던 GS건설의 클린 경쟁 선언을 스스로 파기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매탄주공4·5단지 재건축은 1985년에 건립된 매탄주공4단지(1200가구)와 5단지(1240가구)를 통합 재건축하는 것으로, 공사비가 8000억 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사업지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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