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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평창 롱패딩'이 뭐길래…1000여 명 밤새워 '득템'
입력: 2017.11.22 14:27 / 수정: 2017.11.22 14:27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품절 대란 평창 롱패딩을 구매하기 위해 밤을 꼬박 지새운 시민들이 구매 번호표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잠실=안옥희 기자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품절 대란 '평창 롱패딩'을 구매하기 위해 밤을 꼬박 지새운 시민들이 구매 번호표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잠실=안옥희 기자

[더팩트│잠실=안옥희 기자] "이번 롱패딩 구매 성공을 계기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더 증폭됐다."

22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평창 롱패딩을 가장 먼저 차지한 1순위 구매자 이선우 씨(32)는 쇼핑백을 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이 씨는 모친과 함께 전날 21일 저녁 7시부터 무려 15시간을 넘게 기다린 끝에 원하는 블랙 S사이즈를 구매하는 데 성공했다. 추운 날씨임에도 그는 맨발에 슬리퍼 차림이었다. 그는 원하는 사이즈와 색상이 다 나갈까봐 서둘러오느라 슬리퍼 차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함께 밤을 새며 대기한 모친은 중국에 머물다가 평창 롱패딩 구매를 위해 일부러 판매 재개 날짜에 맞춰 귀국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원래 평창 올림픽에 크게 관심 있던 건 아니었는데 옷이 예쁘고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올림픽 한정판으로 나왔기 때문에 소장하고 싶어 줄을 서게 됐다"며 "막상 첫 번째 구매자가 되니 내년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도 가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승자의 여유 이날 첫 번째 구매자로 주목 받은 이선우 씨(32·사진)는 이번 롱패딩 구매 성공을 계기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더 증폭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선우 씨는 이날 모친과 함께 나란히 1,2번째로 롱패딩 구매에 성공했다. /안옥희 기자
'승자의 여유' 이날 첫 번째 구매자로 주목 받은 이선우 씨(32·사진)는 "이번 롱패딩 구매 성공을 계기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더 증폭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선우 씨는 이날 모친과 함께 나란히 1,2번째로 롱패딩 구매에 성공했다. /안옥희 기자

평창 롱패딩은 거위 솜털 80%, 깃털 20%의 충전재를 쓰고도 일반 브랜드 패딩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14만9000원이라는 가격으로 가성비를 높였다. 가성비 갑(甲)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어 온오프라인에 풀리는즉시 매진 사태를 빚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이날 오전부터 평창 롱패딩 판매를 재개하면서 전날인 21일 저녁부터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잠실역과 롯데월드타워몰 연결 구간에는 1000여명의 구매 대기인원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잠실점에 유난히 많은 인파가 몰린 이유는 판매 재개 4개점 중 잠실점에 가장 많은 1000벌의 수량이 풀린다는 소식이 앞서 전해졌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새벽 1시 반 정도에 가장 많이 몰렸고 이후 네 시 반에 또 몰렸다. 원하는 사이즈, 색상, 물량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간밤에 밤샘 대기하는 대기인원 1000명에게 핫 팩과 깔고 앉을 박스를 나눠주기도 했다.

구매를 위해 전날부터 밤을 새며 기다린 시민들은 밤을 새서 원하는 색상과 사이즈 구매에 성공한 것이라 더욱 특별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옥희 기자
구매를 위해 전날부터 밤을 새며 기다린 시민들은 "밤을 새서 원하는 색상과 사이즈 구매에 성공한 것이라 더욱 특별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옥희 기자

타워몰 내에 들어오지 못한 채 밖(역 플랫폼)에서 대기 중인 사람들은 추위와 졸음과 싸워가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더팩트>가 현장을 찾은 오전 7시 30분께에도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 발길이 잇따랐다.

이미 오전 6시 10분께 1000번 번호표 배부가 끝났다는 롯데 직원의 안내를 듣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의 표정엔 아쉬움이 역력했다. 이날 소량 입고된 S사이즈가 가장 먼저 품절됐다는 안내 공지가 전달되자 대기행렬 곳곳에선 여성들의 '아~'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해당 제품 사이즈가 크게 나온 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들 사이에서 S사이즈 수요가 급증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색상은 상관없고 무조건 S사이즈를 사러 왔다는 한 시민은 사이즈 품절 소식에 "밤새 기다린 게 아까워서 조금 크겠지만, M사이즈라도 구매할 것이다"고 말했다.

밤샘 대기한 시민들은 "평창올림픽 개최도 뜻 깊지만, 굿즈를 사기 위한 밤샘 대기 역시 특별한 경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월계동에서 온 최 모 씨는 "나름 서둘러서 오전 7시 20분경 도착했는데 구매에 실패할 줄 몰랐다"며 "다른 지점에서 재도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반께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는 평창 롱패딩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 100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이날 오전 7시반께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는 평창 롱패딩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 100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한편 이날 밤샘 대기 행렬 '진풍경'을 바라보는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롯데월드타워 내 회사에 재직 중인 윤 모 씨는 "날도 추운데 롱패딩 하나 사려고 밤새가면서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다.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 편에선 "열정이 대단하다. 다음 번엔 나도 동참하고 싶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정판' 평창 롱패딩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현재 중고사이트에서는 웃돈을 붙여 팔리고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14만9000원이지만, 일부 중고사이트에선 20~25만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밤샘 대기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중고사이트는 웃돈을 얹어 팔기 때문에 사고 싶지 않다. 가성비는 물론이고 지금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희소성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구매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아웃도어 브랜드들 롱패딩(벤치 파카)이 굉장히 비싸게 팔리고 있는데 이번 평창 롱패딩 품절 대란 사태를 통해 가격 거품이 꺼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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