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들은 고유가의 흐름을 타면서 4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전망이 밝다. /SK이노베이션 제공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국제 유가가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의 올해 실적과 내년 전망이 밝다. 고유가의 흐름을 타면서 4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으며 정제마진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5조5471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 5조6863억 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에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고유가 흐름으로 4분기에도 높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SK이노베이션의 매출을 45조 원, 영업이익 3조3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매출 39조 원, 영업이익 3조2000억 원을 웃도는 수치다.

DB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의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6.4% 증가한 20조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4% 하락한 1조4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에쓰오일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55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6.1% 수직 상승했다. 또 GS칼텍스의 올해 매출은 16조 원, 영업이익은 2조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1.3%, 18.2% 상승한 전망치다.

증권가에서 정유사들의 전망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앞으로 겨울철 난방 수요가 증가하고 국제 유가가 완만히 오르면서 싼값에 사놓은 원유를 팔아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미국 달러화 약세,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 사우디 원유 수출 축소 발표 등의 요인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유가는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쉼 없이 올랐다. 최근 상승하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안팎(두바이유 기준)에서 주춤하고 있지만 국내 유가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이다.

국제유가가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영국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는 내년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53달러로 전망했다. /더팩트 DB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의 수익에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좋아진다. 정제마진은 석유가격에서 원유와 유통가격을 뺀 이익이다. 정제마진은 지난 7월 배럴당 7달러(싱가포르 복합마진)를 기록했다. 이후 8월에는 10달러까지 급등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8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정제마진에 대해 "전 세계적인 신증설 규모보다 글로벌 경기호조에 따른 수요 증가로 우호적인 정제마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전망기관들은 내년 전망치를 50달러대로 예측했다. 영국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는 내년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53달러로 전망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유가가 적당한 수준의 가격이 지속되면 이익율이 극대화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내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53달러 선을 유지한다면 정제마진은 올해보다 조금 더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유사들의 올 4분기 실적은 유가 상승 효과와 정제마진의 호조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수급타이트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정유의 이익 성장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