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스타 2017'에서 노트북 신제품을 포함해 IT기기 11종을 전시했다. /부산=임세준 기자 |
[더팩트 | 부산=최승진 기자] 게임시장을 둘러싼 전자업계 맞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힘겨루기가 '지스타 2017' 현장에서 치열해지고 있다. 게임에 최적화된 최신 IT기기들을 직·간접적으로 선보이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지스타'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행보를 보인 곳은 LG전자다. 이 회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직접 부스를 차리고 노트북·게이밍 모니터를 포함한 IT기기 11종을 선보였다. 전시된 제품 가운데 게이밍 노트북 신제품인 'LG 울트라 PC GT'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 모델이다. LG전자 한국HE마케팅FD 손대기 담당은 "수준 높은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다양한 IT기기들로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방식이 달라졌다. 자세히 보니 부스를 차리고 주요 제품을 선보이던 기존 방식 외 게임업체 넥슨·블루홀 등과 협업해 간접 노출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넥슨 모바일 신작 '오버히트' 시연에 사용된 118대 스마트폰은 모두 'LG V30'로 채워졌다. 블루홀 부스에서는 PC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와 신작 '에어' 시연에 모두 188대의 'LG 게이밍 모니터'가 사용됐다. 넥슨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LG전자와는 3~4년 전부터 협업 관계를 가져왔는데 이번에 확대됐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지스타 2017'에서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을 사용한 배경에는 '게이머 눈높이에 맞추자'는 기조가 깔려있다. 관람객들 각자가 관심 있는 게임을 자사 제품으로 직접 체험하게 해 혁신성을 느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즐기고 싶은 게임들을 다른 제품으로 접했을 때 차이가 어떤지 체감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게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제품 차별화로 시장을 선도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람객이 넷마블게임즈 부스에서 신작 모바일게임을 즐기고 있다. /부산=임세준 기자 |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도 부스를 직접 차리기보다는 자사 제품을 간접 노출하는 측면 공격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액토즈소프트·넷마블게임즈·넥슨 부스 등에서 스마트폰·게이밍 모니터 등을 일반인들에게 전시하고 있다. 넥슨 부스에서는 '삼성 32인치 커브드 모니터' 470대가 전시됐다. 넷마블게임즈 부스의 경우 '갤럭시S8플러스'와 태블릿PC인 '2세대 갤럭시탭S3'가 사용됐다.
삼성전자는 액토즈소프트의 e스포츠 대회인 'WEGL'에서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회사 부스 한쪽에서는 '삼성 데스크탑 오디세이' 6대와 가상현실 신제품인 '삼성 HMD 오디세이' 8대가 전시돼 있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퀴즈 이벤트에 노출된 점도 눈길을 끈다. 예컨대 '오디세이 통풍구는 고정으로 단순히 열 관리만 하는 기능이다'에 대한 O, X 퀴즈가 그것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삼성전자와 내년 출시 예정인 모바일 신작 3종을 놓고 새로운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넷마블게임즈 고위 관계자는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세븐나이츠2·이카루스M을 대상으로 삼성전자와 새로운 전략적 협력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앞서 지난 4월 삼성전자와 '리니지2 레볼루션' 이용자들을 위한 전략적 기술 협력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스타' 신경전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젊은층은 물론 50대까지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최적화된 프리미엄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는 관측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시장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이를 둘러싼 양사 경쟁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