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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남친에게도 안 주는데...동료 챙기는 '의리 빼빼로'라니"
입력: 2017.11.09 05:00 / 수정: 2017.11.09 05:00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일부 제과업체들의 의리 마케팅에 직장인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내 빼빼로데이 기획전 매대./을지로=안옥희 기자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일부 제과업체들의 '의리' 마케팅에 직장인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내 빼빼로데이 기획전 매대./을지로=안옥희 기자

[더팩트│을지로=안옥희 기자] "연인끼리는 밸런타인·화이트데이도 신경 안 쓰는데 왜 직장 동료의 빼빼로까지 신경써야하는지 모르겠어요."

11월 11일 빼빼로데이는 다른 기념일과 달리 남녀 모두 빼빼로를 주고받는다.성별에 상관없이 감사와 우정의 의미로 빼빼로를 주고받을 수 있고 수능(16일)까지 맞물려 있어 유통가에선 이 시즌이 발렌타인·화이트데이에 이른 또 다른 대목이다. 하지만 상당수 직장인은 빼빼로데이 선물 주고받기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빼빼로데이를 앞둔 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만난 직장인 송 모 씨(여)도 그 중 하나였다. 송 씨는 "언제부터인가 빼빼로데이가 직원 전체가 빼빼로를 주고받는 날이 돼 버렸다. 다 같이 주고받는 분위기라 안 주자니 신경쓰이는데 왜 내가 굳이 남자 친구에게도 주지 않는 빼빼로를 의리를 생각해서 동료에게 줘야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의리 빼빼로'는 연인이 아닌 직장 동료, 선후배, 친구 등에게 주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의미로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여성과 남성이 호감 여부와 상관없이 직장 등에 돌리는 '의리 초콜릿', '의리 사탕' 등이 있다.

오피스 밀집 지역 내 일부 편의점들은 의리 빼빼로 판매 기대감에 관련 상품을 대량 구비해놓고 있다. /안옥희 기자
오피스 밀집 지역 내 일부 편의점들은 '의리 빼빼로' 판매 기대감에 관련 상품을 대량 구비해놓고 있다. /안옥희 기자

일부 업체들은 '의리' 마케팅으로 판매를 늘려 매출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이날 취재진이 오피스 밀집 지역인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편의점들을 돌아본 결과 이 지역 점포들은 인근 직장인에게 판매할 빼빼로 과자 낱개뿐 아니라 묶음 상품, 선물 바구니 등 다양한 관련 상품을 진열해놓고 있었다.

CU편의점 점주는 "편의점 근처가 다 사무실이라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데 빼빼로를 대량으로 사가는 경우가 많아 올해도 물량을 넉넉하게 준비해놨다"고 말했다.

근처 GS편의점에선 대량 구매 손님을 위해 빼빼로를 박스채 할인 판매하고 있었다. GS편의점 아르바이트 근로자는 "오피스 밀집 지역이라 그런지 인형이 든 빼빼로 선물 바구니보다 기본 빼빼로가 더 잘 나간다. 실제로 박스채 대량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직장인 김 모 씨는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되지만, 회사 분위기가 다 같이 주고받는 분위기라서 의무감에 대량 구매하고 나눠준다"며 "나는 챙겨줬는데 못 받으면 괜히 빈정 상하니까 준 사람을 기억했다가 챙겨주는 편이다"고 했다.

빼빼로데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제과업계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과도한 상술이라는 소비자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한 편의점에서 인형을 넣어 판매 중인 빼빼로 선물 바구니로 가격대는 3만~5만 원대에 이른다. /안옥희 기자
빼빼로데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제과업계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과도한 상술이라는 소비자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한 편의점에서 인형을 넣어 판매 중인 빼빼로 선물 바구니로 가격대는 3만~5만 원대에 이른다. /안옥희 기자

빼빼로데이는 1996년 부산 여중·여고생들이 숫자 '1'이 4번 겹쳐진 날을 기념해 1을 닮은 롯데제과의 막대과자 제품 빼빼로를 선물로 주고받은 것에서 유래돼 올해로 21년이 됐다. 제과업 등 유통업계가 상술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해마다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때가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롯데제과 빼빼로는 지난해 11월 '빼빼로데이 특수' 기간 매출액이 598억 원으로 연간 판매액(1078억 원)중 약 55%(598억원)를 차지했다.

업계는 특히 빼빼로데이가 수능(16)과 맞물려있어 빼빼로뿐 아니라 다른 제품 판매도 특수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를 반영하듯 G마켓이 빼빼로데이를 앞둔 최근 일주일(10월 27~11월 2일) 동안 초콜릿·과자·캔디 등 관련 제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작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빼빼로를 포함한 과자 판매는 38%, 초콜릿은 23%, 캔디는 8% 각각 신장했다.

빼빼로데이 마케팅이 제과업계의 과도한 상술이라는 지적은 올해도 여전하다. 직장인 이 모 씨는 "'의리 빼빼로'를 구매할 생각이 없었는데 편의점, 카페 어딜가나 빼빼로 투성이어서 안 주기 무안했다"며 "제과업계가 만든 상술일 뿐인데 의무감으로 주고받고 있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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