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가 정식 판매를 시작한 지 9분 만에 준비된 수량(1만5000대)이 완판됐다. /카카오 제공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을 둘러싼 국내 포털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앞세운 제품 모두 초반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AI 스피커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7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카카오미니'는 정식 판매 시작 후 주문량이 급증해 9분 만에 준비된 수량 1만5000대가 완판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카카오는 고객들의 관심에 힘입어 '카카오미니' 재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달 중 동일한 가격 조건으로 재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빠르게 판매를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미니'의 인기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카카오미니'는 지난 9월 예약판매 당시에도 40분 만에 준비된 물량 3000대가 완판되고, 구매 사이트는 대기자들이 몰려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의 AI 플랫폼 '카카오아이(I)'가 탑재된 제품이다. 카카오톡과 디지털음악플랫폼 멜론 등을 연동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특장점으로는 거의 모든 스마트폰 고객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음성 메시지로 전송받을 수 있다는 것이 꼽힌다.
카카오 관계자는 "향후 택시 호출, 길 안내, 음식 주문, 장보기, 번역, 어학, 금융,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능을 단계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출시한 인공지능(AI) 스피커 '프렌즈' 역시 판매가 순조롭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네이버 제공 |
카카오의 제품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AI 스피커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네이버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카오미니'와 맞대결을 펼칠 제품으로는 네이버의 '프렌즈'가 있다.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프렌즈'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라인프렌즈 캐릭터인 '블라운'과 '샐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사람의 음성을 명령어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카카오미니'와 같지만, 주로 네이버의 각종 서비스와 연계돼 작동한다는 점이 다르다.
앞서 '프렌즈' 역시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프렌즈'는 지난달 26일 공식 판매를 시작하고 24시간 만에 1만대 넘게 판매된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순조로운 판매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렌즈'의 강점은 휴대성이다. 378g의 가벼운 무게를 갖춘 데다 2850mAh 내장 배터리를 탑재해 5시간 동안 전원을 연결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카카오미니'는 무게(390g)가 비슷하지만, 항상 전원선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네이버는 이달 중 '프렌즈'에 배달음식 주문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쇼핑, 예약, 내비게이션, 메시지 음성 제어 등의 기능 추가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접근 가능한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클로바' 탑재 기기들의 사용성을 지속 개선해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