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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내 성폭행 논란' 한샘 홈피, 조창걸 회장 '실종' 미스터리(영상)
입력: 2017.11.07 10:10 / 수정: 2017.11.07 15:39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쉼표만 남기고 떠난 조창걸 명예회장?'

'한샘 사내 성폭행'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샘이 공동대표이자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을 홈페이지 대표 명단에서 슬그머니 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회사 차원에서 성폭행 사건을 축소하도록 강요했다는 피해 여직원의 주장이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상황에서 한샘이 '사내 성폭행 논란' 해결보다 명예회장의 '명예' 지키기에 더 골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사내 성폭행 논란에 빠진 한샘의 창업주 조창걸(작은사진 오른쪽) 명예회장이 홈페이지 대표자 표시 부분에서 갑자기 빠져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최양하 한샘 회장(왼쪽)은 4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발송하고 사내 성폭행 논란의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더팩트DB
'사내 성폭행 논란'에 빠진 한샘의 창업주 조창걸(작은사진 오른쪽) 명예회장이 홈페이지 대표자 표시 부분에서 갑자기 빠져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최양하 한샘 회장(왼쪽)은 4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발송하고 '사내 성폭행 논란'의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더팩트DB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6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한샘 공식 홈페이지에 5일 오후까지 있던 조창걸 명예회장 이름이 6일 대표 명단에서 없어졌다. 제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대표에서 물러난 것도 아닌데, 다급하게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을 지워야 하는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니겠느냐"면서 "모바일 홈피에는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이 그대로 대표 자리에 남아있다"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더팩트> 취재진이 실제로 한샘 공식 홈페이지 '한샘닷컴'에 접속해 확인한 결과, 홈페이지 좌측 최하단에 적시된 한샘의 대표이사는 최양하 회장 1인이다. 공동 대표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이상한 부분은 최양하 회장 이름 옆 '쉼표(,)'가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홈피는 물론 회사를 대표하는 다른 문서에서 모두 명기돼 있는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을 급히 지웠다는 의혹을 사는 대목이다. 상식적으로 대표자가 1명이면 굳이 공식 홈페이지 대표자 이름 옆에 쉼표를 찍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6일 더팩트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법적으로 (주)한샘의 대표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최양하 회장 중 한샘 공식 홈페이지에 최양하 회장만 이름을 올렸다. /한샘홈페이지
6일 '더팩트'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법적으로 (주)한샘의 대표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최양하 회장 중 한샘 공식 홈페이지에 최양하 회장만 이름을 올렸다. /한샘홈페이지

취재진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조창걸 명예회장이 한샘 대표직을 사퇴했다는 공시는 확인할 수 없었다. 법적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한샘의 대표는 최양하 회장과 조창걸 명예회장인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샘의 대표가 최양하 회장과 조창걸 명예회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공정위 홈페이지에는 (주)한샘의 대표자로 최양하 회장과 조창걸 명예회장이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법적으로 조창걸 명예회장의 한샘 내 지위가 전혀 변하지 않았음에도 한샘 홈페이지에서 이름이 사라진 이유는 뭘까. 최근 불거진 '한샘 사내 성폭행 논란'과 연관이 있는 걸까. 한샘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이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것과 '사내 성폭행 사건'은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샘 관계자는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확인한 결과 2016년 하반기 이후로 홈페이지를 수정한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며 "사내 성폭행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 이전부터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은 홈페이지에 없었고,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이 홈페이지에 없는 건 이번 사건(성폭행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이 언제 홈페이지에서 빠졌느냐는 물음에는 "홈페이지 담당자가 2016년 하반기에 교체돼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면서 "2016년 하반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은 홈페이지에서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한샘 사내 성폭행 논란이 거센 가운데 한샘이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샘모바일홈페이지 캡처
한샘 사내 성폭행 논란이 거센 가운데 한샘이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샘모바일홈페이지 캡처

<더팩트> 확인 결과 한샘 관계자의 설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2016년 하반기 이후부터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이 홈페이지에서 빠져있었다는 주장과 달리 7일 취재진이 모바일로 한샘닷컴에 접속한 결과, 대표란에 조창걸 명예회장 이름이 또렷하게 적혀 있었다. 웹 홈페이지에는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을 뺐으나 모바일 기업개요 부분은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비친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주)한샘의 대표는 최양하 회장과 조창걸 명예회장 2명으로 확인됐다. / 공정거래위원회
6일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주)한샘의 대표는 최양하 회장과 조창걸 명예회장 2명으로 확인됐다. / 공정거래위원회

한샘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한샘 측 주장과 완전히 다르다. 이번 성폭행 논란으로 조창걸 명예회장의 이름을 '급히' 뺐다는 의혹이 거세다. 실제로 '성폭행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조창걸 명예회장이 한샘 홈페이지에 대표로 표시되어 있었다가, 6일 갑자기 이름이 빠졌다는 제보가 여러 곳에서 들어왔다.

한샘 수뇌부들의 잇따른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에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비판 여론이 조창걸 명예회장으로 옮겨 붙는 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이름을 지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익명의 제보자는 "한샘은 디자인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다. 웹 홈피와 모바일 홈피의 명예회장 이름을 처음부터 다르게 표시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 "급히 삭제 작업을 하다가 쉼표가 남게 된 흔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 전자공시에도 조창걸 명예회장이 (주)한샘 대표에서 물러났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 /전자공시 홈페이지
금융감독위원회 전자공시에도 조창걸 명예회장이 (주)한샘 대표에서 물러났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 /전자공시 홈페이지

한샘의 이 같은 사내 문화가 성폭행을 키운 배경으로도 지적되고 있다. 한샘이 사내 성폭행 사건을 은폐, 축소, 왜곡하려 했다는 피해자 주장과 한샘의 미흡한 대응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만 재발 방지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론은 한샘을 성토했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 움직임도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홈쇼핑은 5일 한샘 소파 판매방송을 취소했고, 이날 롯데홈쇼핑에서 방송된 '한샘 올인원 하이클래스 시스템키친'은 평소보다 10%가량 감소한 판매 실적을 보였다. <더팩트> 취재 결과 다른 홈쇼핑업체들도 한샘 상품 방송을 연기하거나 판매 중단을 검토 중이다.

불매 움직임에 최양하 회장이 사태 진화에 나섰다. 최양하 회장은 4일 밤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내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양하 회장은 "당사자 간 사실 관계를 떠나 그런 일이 회사에서 발생하고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직원을 적극적으로 돌보지 못한 회사대표의 책임이 크다"고 사과했다.

같은 날 이영식 한샘 경영지원 총괄 사장은 "사회생활 새내기로서 미래에 대한 꿈을 회사와 함께하고자 했던 어린 당사자의 권익을 지켜주지 못한 부분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도의적 책임을 면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본 사건과 관련해 은폐하거나 축소, 왜곡하고자 하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공적 기관의 조사를 투명하게 받을 것이며 회사 잘못이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한샘의 대내외적 사과 성명 이면에서 드러난 조창걸 명예회장의 홈페이지 '실종' 미스터리를 대중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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